(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일본 축구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절친한 친구 이강인(PSG)과 결승에서 만나길 기원했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지난 27일(한국시간) "마요르카에서 함께하며 이강인과 사이가 좋은 구보는 가장 친한 친구와 연락을 나눴다"라고 보도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우승 후보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고, 일본은 바레인과 8강행을 두고 격돌한다.
두 팀은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었으나 한국이 조별리그 E조 3차전 말레이시아전 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무승부를 거두면서 무산됐다. 만약 한국이 승리했다면 E조 1위가 돼 F조 2위 일본과 16강에서 만났겠지만, 승리를 놓치면서 E조 2위로 내려가 16강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제 한국과 일본이 만날 수 있는 상황은 양 팀이 모두 결승전에 오르는 것뿐이다. 토너먼트 대진표에서 완전히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과 일본이 상대를 계속 격파해 나아갈 경우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두고 맞대결을 가진다.
대회 시작 전 많은 이들이 아시안컵 결승전이 한일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강호이자 라이벌 관계인 두 팀이 우승을 두고 격돌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구보가 이강인에게 연락해 결승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매체에 따르면, 구보는 훈련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원래 16강에서 만나게 될 것 같아 (이강인한테)연락이 왔었다"라며 "결국 결승전 전까지 만나지 않게 돼 연락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를 봤는데 결과가 몇 번이나 바뀌었다. 한국이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무승부로 끝나 깜짝 놀랐다"라며 "솔직히 바레인을 만날 거라고 예상 못했다"라며 말했다. 바레인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요르단한테 0-1로 승리하고, 한국이 말레이시아전을 비기면서 E조 3위였던 바레인이 단숨에 조 1위에 올라 일본은 16강에서 상대하게 됐다.
이어 "우리 두 명 모두 어느 한 쪽이 먼저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자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을 신경쓸 여유가 없다. 제대로 준비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일본 출신인 구보는 10살이던 201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해 2015년까지 훈련을 받았다. 같은 시기 발렌시아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이강인과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보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영입 문제를 지적하고 구단에 징계를 내리자 일본으로 돌아오는 걸 택했다.
당시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클럽 이적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 해당 유소년들의 훈련과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구보는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하는 대신 일본 FC도쿄 입단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J리그 데뷔를 이뤄냈다.
J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성장을 이어나간 구보는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팀 레알로 이적할 기회를 얻었다. 2019년 레알 2군인 카스티야가 구보를 영입했고, 구보는 다시 스페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1군 진업에 어려움을 겪자 임대를 통해 출전 기회를 잡고자 했다. 이때 마요르카에서 현재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레알 소시에다드로 완전 이적하며 레알과 결별을 택했다. 구보는 소시에다드에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에 출전해 9골4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핵심 에이스로 활약했다. 소시에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팬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구보는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6골 3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 1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은 리그 6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해 순항 중이다.
구보는 소시에다드와 계약하면서 6000만 유로(86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달았다. 현재 몸값과 같은 수치다. 2027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어 미래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활약상을 바탕으로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23일 2024년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새로 갱신한 선수들 몸값에서 구보는 6000만 유로를 기록, AFC 소속 국가 선수들 중 1위를 차지했다.
일본과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구보가 약속한 대로 결승전에서 이강인이 이끄는 대한민국을 만나 우승컵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칠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