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폴 스콜스를 은퇴하게 만든 건 토트넘 홋스퍼 듀오 가레스 베일과 무사 뎀벨레였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25일(한국시간) "스콜스는 영원히 은퇴를 결정하게 만든 2명의 프리미어리거를 밝혔다"라며 "선수 경력 두 번째 은퇴를 결심하게 만든 선수를 주저하지 않고 지목했다"라고 전했다.
스콜스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맨유 유스 출신으로 맨유에서만 뛴 원클럽맨 레전드다. 정확한 패스 능력과 강력한 중거리 슈터였던 스콜스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499경기에 출전해 107골 61도움을 올렸다. 모두 맨유 소속으로 이뤄낸 기록이며, 맨유 통산 기록은 716경기 155골 82도움이다.
우승컵도 셀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무려 11개다. FA컵은 4회, 리그컵 2회 우승을 일궈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2회나 경험했다. 이 기간 동안 모두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스콜스는 선수 경력 동안 은퇴를 2번 선언했다. 처음은 2011년 5월이었다. 2010-11시즌 노장의 나이에도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리그 우승 및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끈 스콜스는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피치 위로 돌아왔다.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의 간곡한 설득으로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했다. 2011-12시즌 맨유는 미드필더들의 줄부상으로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퍼거슨 감독은 스콜스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한 스콜스는 여전한 기량을 뽐냈고, 후반기 리그 18경기 중 17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맨유가 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왔다. 이 시즌 맨유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맨체스터 시티와 경쟁했으나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맨시티가 구단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스콜스는 2012-13시즌까지 활약했고, 맨유의 정상 탈환을 도왔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무릎 부상을 당하며 4개월 가까이 결장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고, 퍼거슨 감독도 이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스콜스는 맨유에서 마지막 시즌 자신이 완전히 은퇴를 결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베일과 뎀벨레를 지목했다.
스콜스는 "사실 2012-13시즌이 시작될 때 육체적으로 힘에 부쳤다. 차라리 그때 그만뒀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감독님은 내게 1년을 더 주셨지만 사실 그걸로 충분했다. 이제는 정말로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트넘과의 경기를 뛰고 난 후 더 이상 맨유에서 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2012년 9월 맞대결서 스콜스는 베일과 뎀벨레를 상대로 고전했다. 뎀벨레는 스콜스를 제치고 베일의 골을 어시스트 했다. 맨유는 2-3으로 패했다.
스콜스는 "홈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한 경기를 기억한다. 시즌 3, 4번째 경기였던 것 같은데 아마 2-3으로 졌을 거다. 난 공을 점유하고 괜찮게 뛰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뎀벨레는 나보다 완전히 우위에 있었다"라며 "베일도 막을 수 없었다. 두 선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고, 난 '더 이상 이렇게 뛸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그저 바라만 봤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난 그 시즌에 일찍 은퇴하고 싶었지만 조금 바보 같고 부끄러워 보일 거라 생각했다"라며 시즌 끝까지 마치고 은퇴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스포츠바이블,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