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카메룬의 기적 같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 진출에 카메룬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사무엘 에투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4일(한국시간) "카메룬이 감비아를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 이에 카메룬축구협회장 에투도 경기 종료 후 라커룸을 찾아와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고 했다.
카메룬은 이번 대회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C조 조별리그서 기니와 1-1 무승부를 거뒀고, 세네갈에는 1-3으로 패했다. 같은 조 세네갈은 이미 감비아와 카메룬을 잡고 조 1위를 확정지은 반면, 카메룬은 1무 1패를 거둬 1승 1무의 기니에 밀려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감비아는 세네갈과 기니에 모두 패해 조 4위가 유력했다.
결국 24일 열린 카메룬-감비아, 세네갈-기니 경기를 통해 모든 순위가 결정되는 순간까지 찾아왔다. 기니는 세네갈에 1-2로 패해 세네갈이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만약 같은 시간 열리는 경기서 카메룬이 감비아에 패한다면 카메룬은 조 4위로 즉시 탈락되는 상황이었다.
카메룬과 감비아는 전반전 내내 합을 주고 받으며 공방전을 펼쳤다. 첫 골은 후반전 감비아 진영에서 터졌다. 후반 11분 카메룬 공격수 칼 토코 에캄비가 골을 성공시키며 1-0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감비아는 곧바로 골로 응했다. 후반 27분 감비아의 윙어 아블리 잘로우가 침착하게 왼발로 골을 뽑아내며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에도 카메룬과 감비아는 엎치락뒤치락하며 한골씩 더 주고받은 끝에 카메룬이 후반 추가시간 1분 얻어낸 코너킥서 카메룬 센터백 크리스토페 우가 좋은 헤딩으로 감비아의 골망을 갈랐다. 감비아가 곧바로 한 골 더 추가하며 3번째 동점이 이뤄지나 싶었으나 감비아 공격수 핸드볼로 들어간 골임이 확인돼 취소됐다.
카메룬은 해당 경기 승리로 조 2위에 올랐다. 기니가 그 아래인 조 3위로 떨어졌으며 감비아는 곧장 탈락하게 됐다. 네이션스컵 5회 우승국 카메룬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기적같은 승리로 16강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잔뜩 긴장한 상태로 경기를 관람했던 여파일까. 에투는 매우 지친 표정과 동시에 후련함을 안고 라커룸에 들어와 대표팀에 16강 진출 축하를 건넸다.
카메룬축구협회의 공식 SNS에 게시된 동영상에 따르면 에투는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박수를 치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눈을 감싸고 눈물을 닦는듯한 모습도 보여 이번 대회에 그가 겪은 심적 부담을 나타내는 듯 했다.
에투는 지난 2021년 말 카메룬축구협회장에 오른 뒤 2022년 1월 자국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카메룬 대표팀은 해당 대회에서 3위를 거두며 이전 대회엔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이집트 대회에서의 16강 탈락 덮는 성과를 냈다.
에투 본인 또한 2000년과 2002년 카메룬 대표팀 선수 소속으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서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에투는 전성기가 아니었다. 그가 커리어 정점을 찍었던 2000년대 후반 에투는 출전한 3번의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8강과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주전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이번 조별리그서 단 한경기에만 출전하고 팀의 16강행에 별다른 보탬이 되지 못했다.
소속팀서 경기 일정을 강행한 후 대표팀에 합류한 오나나는 기니와의 첫 경기서 결장한 후 세네갈전에 출전했으나 3실점으로 부진했다. 감비아전에서는 그의 사촌인 파브리스 온도아에게 문지기 자리를 내준 후 벤치에 앉았다.
사진=연합뉴스, 카메룬 축구협회 공식 SNS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