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오마르 베라다의 맨유 재건 계획이 공개됐다.
축구 전문 매체 '팀토크'는 23일(한국시간)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발언을 인용, "베라다가 맨유를 어떻게 수리하고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경쟁할지 공개했다"고 전했다.
베라다는 과거 맨시티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담당했던 유능한 경영자로 맨시티를 비롯한 세계 각지 유명 축구 클럽을 운영하는 모기업 시티 풋볼 그룹의 핵심 인물이었다. 맨시티, 바르셀로나 등에서 고위직 경력을 쌓은 베라다는 특히 맨시티서 사업 수완을 발휘해 엘링 홀란과 잭 그릴리시 등을 영입하는 데에 대단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라다의 선임은 맨유의 구단 지분 25%를 인수하며 새로운 공동 구단주로 떠오른 제임스 랫클리프의 작품이다. 그는 맨유 공동 구단주 자리를 꿰차며 과거 알렉스 퍼거슨 경이 지배했던 황금기의 맨유를 부활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구단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물갈이'가 시작됐다. 본디 구단 CEO 자리에 앉아있던 리처드 아놀드는 사임했고 그의 빈자리는 랫클리프의 회사 이네오스의 스포츠 부문 CEO 장 클로드 블랑 등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랫클리프는 베라다의 선임을 모두 비밀리로 진행한 뒤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깜짝 발표'로 구단 최대 라이벌의 전 COO 영입에 성공했다.
이번 영입에 많은 찬사가 쏟아지고 있을 정도로 베라다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맨유 레전드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자신의 팟캐스트 '리오 퍼디낸드 프레젠츠 파이브'에 등장해 "맨시티 관계자들 또한 이번 영입을 믿을 수 없어했다"며 "모두가 놀라워했다. 오마르는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고 성공 또한 이뤄냈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베라다는 어떻게 맨유를 '환골탈태'시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하겠다는 것일까.
로마노에 따르면 베라다는 선수를 영입한 뒤 1~2년 새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곧바로 매각하는 강경책을 펼 예정이다. 이는 맨유의 '애물단지' 앙토니 마르시알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맨유는 지난 2015년 5880만 파운드(현재 약 14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AS 모나코의 촉망받는 공격수 마르시알을 영입했다. 그러나 마르시알은 '대실패'로 끝났다.
그는 맨유서 317경기에 출전해 90골 55도움에 그쳤다. 영입하느라 들었던 돈에 비해 매우 저조한 활약인 셈이다. 올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합쳐 17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1골 2도움에 그쳤다. '팀토크'는 "마르시알은 단 한번도 맨유의 기대에 부응한 적 없고 (주급과 이적료로 인해) 짐이었을 뿐이었다"며 혹평했다.
또한 매체는 "이러한 베라다의 정책은 반드시 에릭 턴하흐 감독이 데려온 메이슨 마운트, 안토니 등의 선수들이 그들의 몸값에 걸맞는 즉각적인 활약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 년내 맨유 선수단서 피바람이 불 수 있음을 알렸다. 실력이 없다면 가차 없이 버림 받는 '대규모 숙청'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안토니는 올 시즌 단 한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며 끊임없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22/23시즌 턴하흐 감독과 함께 맨유에 입성한 안토니는 8600만 파운드(약 1463억원)에 육박하는 이적료를 쓰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말에는 애인과의 사생활 폭로전에 연루되더니 올 시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많은 팬들도 등을 돌린 상황이다.
맨유의 레전드 골키퍼 페테르 슈마이켈은 평소 친정팀에 대한 비판을 참아오던 행적과 달리 지난달 "안토니는 오랜시간 기회를 받아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를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축구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베라다가 어떤 급진적 혁신을 가져올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그의 칼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