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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2실점 충격'으로 이발?…일본 GK "그냥 자른 거야, 그렇게 기사 쓰지마!" [아시안컵]

기사입력 2024.01.18 15:45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 출전한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 출전한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22·신트트라위던)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줘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 스포츠'는 17일 스즈키 자이온이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 앞서 머리를 잘랐다고 보도했다. 스즈키 자이온은 일본 대표팀이 묵고 있는 호텔 근처의 미용실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헤어 스타일을 다듬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4-2로 이겼다. 2011년 통산 4번째 대회 우승 이후 13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을 향해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하지만 게임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반 11분 미나미노 다쿠미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전반 16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응우옌 딘 박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응우옌 딘 박의 득점은 절묘한 헤더였다. 응우옌 딘 박의 머리에 닿은 공이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궤적과 방향으로 일본의 골대 우측 상단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일본 골키퍼 스즈키의 위치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인 탓에 순간적인 판단 미스가 겹쳤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본은 이후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역전골까지 내줬다. 베트남 공격수의 평범한 헤더를 스즈키가 잡지 못했고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팜 뚜언 하이가 재차 밀어 넣으면서 베트남이 2-1 리드를 잡았다.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 출전한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 출전한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심판진은 팜 뚜언 하이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체크하는 VAR 판독을 진행했지만 명백한 온 사이드였고 베트남의 2-1 리드가 유지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의 일본이 94위의 베트남에게 전반부터 끌려가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일본은 이후 전반 44분 미나미노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전반 추가시간 나카무라 케이토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게임을 뒤집었다. 후반전에는 안정적인 게임 운영 속에 우에다 아야세의 추가 골로 4-2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역전승으로 승점 3점을 따냈지만 스즈키를 향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다만 스즈키는 오는 19일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도 변함 없이 선발 골키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즈는 '닛칸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전 세트피스 수비 준비과정에서 기술적인 실수가 있었고 실점했다. 반성하고 다음 경기로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머리를 자른 부분에 대해서는 "축구대표팀 저지를 입고 갔기 때문에 (미용실) 스태프로부터 '힘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머리가 길어져 잘랐다는 입장이다.

일본 기자들이 머리 모양을 정리한 게 결의의 표현이냐는 질문을 건넸지만 "절대 그렇게 쓰지 말아달라. 단순하게 이발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카타르 현지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 중인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카타르 현지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 중인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스즈키는 2002년생으로 신장 192cm, 체중 93kg의 체격 조건을 갖췄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 2021년 일본 J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부터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임대 이적해 활약 중이다.

골키퍼로서 뛰어난 킥력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공중볼 처리,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만 아직 만 22세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향후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가대표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U-17(17세 이하),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모두 경험하면서 연령별 대표팀 경험을 쌓았고 2022년 U-23(23세 이하) AFC 아시안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일본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A대표팀 데뷔 시기도 빨랐다. 2022년 7월 13일 첫 발탁 이후 같은 해 7월 19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6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카타르 현지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 중인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카타르 현지에서 2023 AFC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 중인 일본 축구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 연합뉴스


스즈키는는 지난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신트트라위던에서 일본 대표팀 선배 골키퍼 다니엘 슈미트를 밀어내고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찼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23년 10월 튀니지전 선발 출저늘 시작으로 11월 시리아와의 2026 북중미 4개국 월드컵 2차예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모리야스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스즈키 자이온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기용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 스즈키 자이온과 노자와 타이시 브랜든, 마에카와 다이야까지 3명의 골키퍼를 선발했다.

마에카와 다이야는 1994년생으로 가장 베테랑이지만 A매치 출전은 단 1차례뿐이다. 노자와 타이스 브랜드는 아예 A매치 데뷔조차 하지 못했다. 스즈키 자이온이 꾸준히 선발 골키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 베트남, 이라크, 인도네시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16강 진출은 무난해 보이지만 토너먼트 단판 승부가 변수다. 상대팀들이 일본의 약점으로 꼽히는 골키퍼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전략을 들고 나왔을 때 대처가 관건이다.

일본이 최악의 경우 조 2위로 밀린다면 E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16강부터 만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3-1로 이겼다. 오는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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