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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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악몽의 1번 레인' 극복한 3가지 장면

기사입력 2011.07.25 07:1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마린 보이' 박태환(22, 단국대)은 역시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였다.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400m는 박태환에게 가장 부담이 많은 종목이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이 400m였다. 200m도 박태환의 주력 종목이지만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역시 400m였다.

이 종목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선수는 쑨양(20, 중국)이었다. 쑨양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 3분44초8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반면, 박태환의 행보는 불안했다. 결선에서 2번이나 3번 레인을 노렸던 박태환은 자신의 기량을 예선전에서 모두 발휘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결선 진출을 노린 박태환은 예상보다 부진한 3분46초74를 기록했다.

전체 7위에 오른 박태환은 모든 선수들이 가장 꺼리는 1번 레인을 지정받았다. 물결의 영향으로 스퍼트를 내기 힘든 구간이 바로 1번 레인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물을 박태환은 충분히 극복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승부수를 걸은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박태환은 100m 구간을 53초대에 끊었다. 그동안 초반에 힘을 비축하고 막판에 전력을 쏟았던 경기스타일이 박태환의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00m 구간을 53초 73으로 돌파한 박태환은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태환의 폭발적인 질주는 150m 구간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때,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박태환은 300m 지점부터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중간 지점에서 약간 스피드를 늦춘 점이 최고 기록 경신 실패로 이어졌다. 하지만, 초반 스퍼트와 막판 스퍼트의 힘은 박태환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중거리에 해당되는 400m는 모든 구간에서 일정한 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경기에 승부를 던질 수 있는 스퍼트를 할 수 있는 구간을 지정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박태환은 경기 초반과 막판에 걸쳐 승부를 던지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러한 전력을 주효했고 1번 레인의 악재를 극복해냈다. 경기 초반과 마지막 100m를 지배한 박태환은 잠영에서도 승부수를 띄웠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7~8m에 이르는 잠영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10~12m의 긴 잠영을 구사하며 속도를 높였다. 이러한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고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결선에 초점을 맞춘 '필승 시나리오'는 1번 레인의 단점을 극복해냈다. 결선을 마친 박태환은 "1번 레인을 지정받았을 때, 아찔했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지구력 훈련으로 경기 초반과 막판에 스퍼트를 할 수 있게 된 박태환은 긴 잠영으로 속도를 높였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개선시킨 3가지 전략은 우승의 결실로 이어졌다.

[사진 = 박태환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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