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포수 김민식이 원소속구단 SSG에 남는다. 2년 총액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협상에 난항을 겪던 FA 포수 김민식이 도장을 찍었다.
SSG 랜더스는 16일 "포수 김민식과 2년 총액 5억원(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포수진 경쟁력 및 뎁스 강화를 위해 포수 경험이 풍부한 김민식과 FA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2012 신인 드래프트 SK(현 SSG) 2라운드 1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김민식은 2015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았고, 이듬해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17시즌 초반에는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4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하다가 2022년 5월 1:2 트레이드로 친정팀에 돌아오게 됐다. 이재원, 이흥련(은퇴) 등 포수 자원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SSG로선 많은 이닝을 소화할 포수가 필요했다. 냉정하게 김민식은 타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안방을 책임지며 제 몫을 다했다. 그러면서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지난해 SSG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김민식의 모습.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지난 시즌에는 122경기에 출전했고, 786⅔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투수들과 합을 이뤘다. 김민식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수는 리그 전체에서 박동원(LG 트윈스·982이닝), 장성우(KT 위즈·886이닝), 최재훈(한화·884⅓이닝), 유강남(롯데 자이언츠·821이닝) 네 명에 불과했다. 김민식의 프로 통산 성적은 821경기 1875타수 426안타 타율 0.227 24홈런 214타점 OPS 0.622.
김민식은 2023시즌 종료와 함께 FA 자격을 취득했고, 시장의 평가를 받길 원했다. 원소속구단 SSG 입장에서는 당연히 김민식과 계속 동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고, 양 측은 해를 넘길 때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FA 시장 개장 이후 김민식과 교감을 나눈 SSG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초 구단 관계자는 "SSG와 김민식이 세 차례 만남을 가졌고, 서로 입장을 확인했다. 조율 중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김민식 선수가 있으면 우리 팀의 뎁스(선수층)가 좋아지는 부분도 있고, 구단도 선수의 경험치나 이런 걸 인정하기 때문에 계속 김민식 선수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지난달 15일 단장직을 맡게 된 김재현 SSG 단장도 "김민식 선수와의 FA 협상을 우선 생각해야 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하지만 2주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 단장은 "마음같아선 내일이라도 도장을 찍고 싶다"고 말했지만, 양 측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그 사이 또 다른 FA 포수 이지영이 움직였고, 지난 12일 SSG와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팀 내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포수 유망주 조형우.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이미 SSG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과 신범수, 1군 경험이 있는 두 명의 포수를 품었다. 2022년과 2023년 성장세를 보인 포수 유망주 조형우도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이지영까지 팀에 합류하면서 안방의 무게감이 확 달라졌다.
김민식은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김재현 단장은 "김민식 선수가 잔류한다면 더 좋겠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계속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황이 많이 다른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창구를 닫기보다는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계약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스프링캠프를 약 2주 정도 앞두고 김민식이 SSG와 다시 손을 잡았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포수 자원이 많아진 만큼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한편 계약을 체결한 김민식은 “친정팀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팀 선후배와 함께 다시 한번 SSG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FA 포수 김민식이 원소속구단 SSG에 남는다. 2년 총액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진=SSG 랜더스
◆김민식 2015~2023년 연도별 정규시즌 성적
-2015년: 23경기 24타수 4안타 타율 0.167
-2016년: 88경기 144타수 37안타 타율 0.257 2홈런 14타점
-2017년: 137경기 352타수 78안타 타율 0.222 4홈런 40타점
-2018년: 125경기 310타수 76안타 타율 0.245 6홈런 37타점
-2019년: 53경기 96타수 16안타 타율 0.167 14타점
-2020년: 69경기 211타수 53안타 타율 0.251 2홈런 21타점
-2021년: 100경기 250타수 55안타 타율 0.220 3홈런 26타점
-2022년: 104경기 222타수 49안타 타율 0.221 2홈런 28타점
-2023년: 122경기 266타수 58안타 타율 0.218 5홈런 34타점
▲구단별 2024 FA 승인 선수 명단(총 19명)
-LG: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이상 B등급)
-KT: 김재윤(B등급) 주권(A등급)
-SSG: 김민식(C등급)
-두산: 홍건희 양석환(이상 A등급)
-KIA: 김선빈(B등급) 고종욱(C등급)
-롯데: 안치홍 전준우(이상 B등급)
-삼성: 김대우 오승환 강한울(이상 C등급)
-한화: 장민재(C등급)
-키움: 임창민(C등급) 이지영(B등급)
◆2024 FA 계약 일지 및 세부 내용
-1호(2023년 11월 20일·이하 계약 발표일 기준): 전준우(롯데, 재계약) / 4년 총액 47억원
*보장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2호(2023년 11월 20일): 안치홍(롯데→한화, 이적 계약) / 4+2년 총액 72억원
*4년 보장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보장 13억원, 인센티브 4억원
-3호(2023년 11월 21일): 고종욱(KIA,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 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4호(2023년 11월 22일): 김재윤(KT→삼성, 이적 계약) / 4년 총액 58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
-5호(2023년 11월 30일): 양석환(두산, 재계약) / 4+2년 총액 78억원
*4년 계약금 20억원, 연봉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13억원
-6호(2023년 12월 21일): 임찬규(LG, 재계약) / 4년 총액 5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7호(2023년 12월 21일): 장민재(한화, 재계약) / 2+1년 총액 8억원
*2년 보장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년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8호(2023년 12월 21일): 오지환(LG, 재계약) / 6년 총액 124억원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9호(2023년 12월 24일): 함덕주(LG, 재계약) / 4년 총액 38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
-10호(2024년 1월 4일): 김선빈(KIA, 재계약) / 3년 총액 30억원
*계약금 6억원, 연봉 18억원, 인센티브 6억원
-11호(2024년 1월 5일): 임창민(키움→삼성, 이적 계약) / 2년 총액 8억원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인센티브 1억원
-12호(2024년 1월 8일): 김대우(삼성, 재계약) / 2년 총액 4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인센티브 1억원
-13호(2024년 1월 12일): 이지영(키움, 계약 이후 SSG로 사인 앤드 트레이드) / 2년 총액 4억원
*연봉 3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
-14호(2024년 1월 16일): 김민식(SSG,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