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손흥민이 득점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침투패스 테크닉을 과시하면서 토트넘 홋스퍼 팬들의 그리움을 키웠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지난 15일 SNS 계정을 통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침투 패스 성공률"이라며 침투 패스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 5명을 공개했다.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 후 반환점을 돌고 21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매체는 침투 패스를 10회 이상 시도한 선수들 중 정확도가 높은 상위 5명을 성공률대로 나열했다.
전방으로 쇄도하는 동료들 앞으로 전달하는 침투 패스 성공률이 높을수록 시야와 패스 테크닉, 찬스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이 지표에서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당당히 1위에 오르면서 득점뿐만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역할에도 능하다는 걸 다시 한번 과시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침투 패스 성공률이 무려 80%에 이르렀다. 침투 패스 5번을 시도하면 4번은 정확히 동료 발 앞에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핵심 미드필더 브루노 기마량이스가 성공률 70%로 손흥민 뒤를 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드리(60%)와 윙어 필 포든(58.3%) 각각 3위와 4위에 자리했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루카스 파케타(52.6%)가 5위에 올랐다.
매체는 이미 손흥민의 침투 패스 테크닉이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유럽 최고 수준이라고 팬들에게 알린 바 있다.
매체가 지난 4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럽 5대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 선수들 중에서도 손흥민은 침투 패스 성공률 1위에 등극했다. 2위는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였지만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해리 케인(75%)이었다. 유벤투스 2003년생 유망주이자 프로시노네 칼초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 마티아스 소울레(66.7%)가 3위를 차지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손흥민은 지난 시즌 부진을 털어 버리고 부활에 성공해 다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히던 스포츠 탈장에서 해방되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여름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팀 내 최고의 스코어러로 활약하면서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초반 3경기에서는 기존처럼 왼쪽 윙에서 뛰었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헌신적인 움직임 및 골찬스 만들기에 주력했던 손흥민은 지난해 9월 초부터 히샤를리송을 밀어내고 4-2-3-1 포메이션의 원톱을 맡아 맹활약했다. 원톱으로 나선 첫 경기였던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하는 등 지난달 중순 왼쪽 윙어로 돌아갈 때까지 9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포인트를 착실히 쌓았다. 16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는 다시 왼쪽 윙어로 돌아가 리그 10호 골을 터뜨리며 포지션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캐슬전에서의 10호골은 2016-17시즌부터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드는 골이기도 했다.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 수 득점은 1992-93시즌부터 시작한 프리미어리그의 31년 역사상 단 7명 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또 2022-23시즌 리그에서 10골을 넣는데 그쳤던 손흥민은 16라운드 만에 지난 시즌 득점과 동률을 이뤘다.
18라운드 에버턴전에서 11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0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2023년 마지막 경기에서 12호골을 추가하며 전반기를 12골 5도움으로 마무리했다. 현재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3위에 올라 엘링 홀란(14골·맨체스터 시티)과 모하메드 살라(14골·리버풀)를 맹추격 중이다.
완벽하게 부활하면서 토트넘은 손흥민과 새 계약을 추진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달 15일 "손흥민이 남은 커리어를 토트넘에 맡기고 싶어 한다.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엄청난 재계약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1992년생으로 32세가 된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하려고 한다는 건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겠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많은 팬들이 손흥민이 클럽에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에 참가한 상태다.
손흥민이 떠난 후 토트넘의 그의 빈자리를 절실하게 체감했다. 지난 6일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19위에 위치해 강등권 경쟁 중인 번리와의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에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후반전에 페드로 포로의 원더골이 나오지 않았으면 재경기가 열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날 토트넘은 유효슈팅을 7개 기록했지만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 부족하면서 손흥민이 빠진 여파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손흥민이 있었을 때 토트넘은 지난해 9월 리그 4라운드 번리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2 대승을 거뒀지만 손흥민이 빠지자 홈에서 1골 차 승리를 거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15일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겨울에 임대 영입한 티모 베르너가 선발로 나와 도움을 올리며 손흥민 공백을 메꿨지만, 토트넘 팬들의 손흥민에 대한 그리움을 완벽하게 지우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후스코어드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