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마에스트라'로 새로운 도전을 마친 이시원은 여전히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 목말라 있었는데, 그런 그의 든든한 지원군은 그의 남편이었다.
데뷔 12주년을 맞이한 이시원은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데블스 플랜'(감독 정종연)과 '마에스트라'로 연기자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저는 항상 똑같이, 제 앞에 주어진 것에 대해 열심히 하려고 했다. 연기가 하고 싶다는 그 순수한 마음 하나로 시작해서 그런지, 내가 '무언가 어마어마한 게 되어야겠다'는 것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야지, 도전해봐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다보니까 주목을 받을 때도 있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시원은 "그렇지만 요즘 너무 좋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시고 '(어떤 작품에서) 잘 봤어요' 하면서 악수해주실 때 정말 좋더라. 해외에서도 알아봐주신다"면서 "'엉클'이라던지 정말 옛날 '후아유' 같은 작품 보셨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정말 다양하다. 어떤 작품을 보다가 알고 보니 제가 있었다는 분들 만날 때 기쁘고, 꾸준히 해오고 있구나, 한 단계씩 계단을 걸어가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연기 생활이 누구에게는 엘리베이터이거나 에스컬레이터고, 누군가에게는 계속 평지같은 경우도 있으실텐데, 저 같은 경우는 한 계단 씩 오르는 것 같다. 숨이 가쁠 때도 있고, 느린 거 같지만 하나씩 올라가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 남편은 소중한 지원군이었다. 이시원은 "남편이 작품 속 저를 보면서 열받게 한다고 하더라. (웃음) 그렇게 하면 잘 한거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얻었고, 제겐 든든한 아군"이라며 "항상 제 작품을 모니터링해주고, 저보다도 몰입해서 봐주는 존재라서 든든하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서울대 출신으로도 유명한 이시원이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시원은 "대학원 시절 연극 동아리를 통해 접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학교 앞에 있는 연기학원에 들어갔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자 생각해서 용기가 났고, 그렇게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연기를 접하기 전에는 연구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그는 "어떤 일을 했더라도 재미있게 살았을 것 같다는 이상한 자신감은 있다. 하지만 꿈이라는 건 바뀌기 마련이고, 이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에스트라'는 자신에게 변신이자 부화이자 진화였다는 이시원은 "제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 이상을 표현하려고 굉장히 노력했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다.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변화를 꾀해야하는 것이 직업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익숙해지면 안되는 거 같다. '이런 역할도 맡을 수 있어?', '다음엔 무슨 역할 맡을까' 하면서 예상할 수 없는, 예상을 벗어나는 걸 하는 것이 직업에 맞는 마음가짐인 거 같다. 그걸 잊지 않으려 하고, 안주하지 않고 알을 깨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시원은 "지난 한 해 제 스스로에게 많이 한 말이 '너무 애쓰지 말자'였다. '나의 부족한 부분도, 못난 부분도 다 받아들이면서 살자'고 말했다. 뭔가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어느 정도 힘을 남겨둬서 나에게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해두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희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항상 하시던 말이 '너무 용쓰지 마라'였다. 그 때는 그 말이 '열심히 해야하는데 왜 김 빠지게 하시나' 싶었는데, 이제야 그 말 뜻을 알겠다. 너무 애쓰지 말고 적당히 잘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너무 용쓰지 않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사진= 이엘미디어컴퍼니, tvN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