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가 창단 첫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부산 BNK를 완파하고 4위 수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원큐는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원정 경기에서 78-65로 이겼다.
하나원큐는 이날 승리로 시즌 7승 10패를 기록, 5위 BNK(4승 14패)와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렸다. 올스타 휴식기 전 2연패로 주춤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큰 고비를 넘겼다.
하나원큐는 1쿼터부터 24-12로 앞서가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3쿼터 1점 차까지 쫓기면서 BNK의 거센 추격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하나원큐는 간판스타 신지현이 3점슛 4개 포함 16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정은 15득점, 양인영 12득점 12리바운드 등 주축 선수들이 나란히 제 몫을 해냈다.
반면 BNK는 안혜지가 1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 속에 빛이 바랬다. BNK는 5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의 불씨가 더 희미해졌다.
BNK는 2019-2020 시즌 WKBL 막내 구단으로 리그에 진입한 뒤 2021-2022 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22-2023 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의 값진 성과를 냈지만 올 시즌에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6개 구단 중 정규리그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팀 당 30경기씩 치러 봄농구 진출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하나원큐는 올 시즌 반환점을 돈 가운데 3위 삼성생명 블루밍스(8승 8패)에 1.5경기 차 뒤진 4위에 올라있다.
하나원큐는 2012년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2-2013 시즌은 14승 21패로 정규리그 5위, 2013-2014 시즌은 8승 27패로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2014-2015 시즌에도 13승 22패로 5위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2015-2016 시즌 20승 15패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WKBL의 대표적인 흑역사 첼시 리 사태로 전 경기 몰수패 처리됐다. 첼시 리는 할머니가 한국 사람이라고 주장, 해외동포 선수 자격으로 하나원큐에 입단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었고 공문서 위조 혐의가 밝혀졌다.
WKBL은 첼시 리 영구제명의 중징계를 내렸지만 하나원큐가 받은 상처가 너무 컸다. 장승철 구단주와 당시 팀을 이끌었던 박종천 감독이 동반 사임하는 내홍을 겪었다.
하나원큐는 이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햇다. 2016-2017 시즌 13승 22패로 최하위, 2017-2018 시즌과 2018-2019 시즌은 연거푸 12승 23패로 5위에 머물럿다.
2019-2020 시즌 11승 16패로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봄 농구'에 가까워졌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하나원큐는 2020-2021 시즌 11승 19패 5위, 2021-2022 시즌 5승 25패 꼴찌, 2022-2023 시즌 6승 24패로 2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WKBL 막내 구단 BNK 썸이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린 것과 대비됐다.
하나원큐는 올 시즌 길고 긴 암흑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홈 구장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처음으로 '봄 농구'의 열기를 팬들과 즐길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사진=WKBL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