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가 2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하고도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도로공사는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7-25 23-25 13-25 21-25)으로 패배했다.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21득점으로 분전했다. '베테랑' 배유나가 15득점으로 부키리치의 부담을 덜어줬고,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이예림도 12득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2세트 이후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1세트까지만 해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경기 초반 9-2로 앞서가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렸고, 상대의 추격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세트 포인트에 몰린 22-24에서는 김세빈과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듀스 접전까지 끌고 갔고, 25-25에서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으로 1세트를 매듭지었다.
도로공사는 기세를 몰아 2세트에도 흥국생명을 거세게 몰아붙였고,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21-20에서 이윤정의 서브 범실과 옐레나(등록명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오픈으로 역전을 허용했고, 23-23에서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의 득점과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2세트를 마감했다.
세트 스코어 1-1에서 맞이한 3세트, 도로공사는 일방적인 흐름 속에서 흥국생명에 끌려갔다. 5-8에서 옐레나, 레이나,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격차가 벌어진 데 이어 부키리치마저 공격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세터 이윤정의 토스마저 불안함을 드러냈다. 결국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3세트를 내줬다.
풀세트 접전으로 반전을 노렸던 도로공사는 4세트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2-1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의 퀵오픈과 배유나의 연속 득점, 이예림의 백어택으로 단숨에 16-16 균형을 이뤘다. 타임아웃 이후에는 타나차가 연속 서브 에이스로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하지만 4세트 후반 조직력이 흔들리면서 리드를 빼앗긴 도로공사는 21-23에서 더 이상 격차를 줄이지 못했고, 김연경의 퀵오픈과 부키리치의 범실을 지켜봐야만 했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2세트까지는 아주 좋았다. 부키리치 선수가 조금만 터져줬으면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는데, 그래도 코트 안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며 "상대의 수비에 걸려 반격하는 과정이 김연경 선수가 있는 흥국생명에 비해 쉽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밀렸던 것 같다"고 총평했다.
사령탑이 꼽은 승부처는 2세트 18-15로 앞선 상황이었다. 당시 도로공사는 내리 3점을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분위기가 흥국생명 쪽으로 넘어갔다. 김종민 감독은 "2세트에 3점 차로 앞서는 상황에서 조금 안일했던 것 같다. (이)윤정이가 가운데에 있는 (배)유나에게만 편안하게 볼을 올려줬다. 후위공격도 함께 엮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또한 공격 과정에서 토스가 얕았다. 좀 더 과감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예림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은 김종민 감독은 "꾸준하지 않다. 경기마다 컨디션이 다르다. 어떤 날에는 전새얀 선수가, 또 다른 날에는 이예림 선수의 컨디션이 괜찮다"며 "그래서 일단 리시브를 먼저 안정시킨 뒤 공격이 안 될 때 교체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이)예림이가 리시브나 수비도 그렇고 공격까지 잘해주면서 오래 버틸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도로공사는 16일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를 끝으로 4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한 뒤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