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피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아스널 레전드 공격수 이안 라이트의 손녀가 실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동네 축구 대회 참가가 금지됐다.
영국의 언론 매체 '미러'는 12일(한국시간) 이안 라이트의 아들이자 전 축구선수 숀 라이트-필립스의 SNS글을 보도했다. 라이트-필립스는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베리 레인저스 여자 청소년 축구팀이 딸의 대회 참가를 막았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그는 딸 라파엘라가 다가오는 팀의 토너먼트 대회를 포함한 향후 그 어떤 경기에서도 참가할 수 없다고 전했다. 라이트-필립스는 "내 딸 라파엘라가 친구들과 함께 동네 축구 대회와 더불어 다른 대회에도 참가할 수 없다는 결정을 전달받았다. 그녀가 너무 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라파엘라가 고작 10살인 점을 감안하면 아버지의 입장에서 매우 어이가 없는 결정이다.
그는 "내 딸은 그저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싶을 뿐"이라며 "능력에 따른 차별이 있어선 안된다. 선수들은 개개인의 능력이 있다. 너무 잘한다고 해서 이런 대회에서 쫓겨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라이트-필립스는 구단에서 받은 메시지의 사진을 찍어 공유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대회가 풀뿌리 수준의 리그여서 유스 아카데미 또는 아카데미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고 적혀 있었다. '라파엘라가 아스널 아카데미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볼 수 있어 참가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트-필립스는 "베리 레인저스 구단에 깊은 실망감을 표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라파엘라가 아스널 유스 아카데미와 계약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미러'는 "지난 여름 라이트-필립스는 자신의 딸이 아스널 유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며 당시 라이트-필립스가 발언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내 딸은 같은 나이대 아이들에 비해 축구에 매우 헌신적인 선수"라며 "8살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놀랍다"고 전한 바 있다.
할아버지인 이안 라이트가 아스널의 레전드 공격수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손녀 라파엘라가 아스널의 눈에 들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라이트는 아스널에서 7년간 뛰며 274경기에 출전하고 아르센 벵거 부임 이전 아스널을 책임졌던 팀의 간판 주포로 활약하며 171득점을 올렸다.
그가 아스널을 떠난 뒤 프랑스 출신의 또다른 레전드 공격수 티에리 앙리가 228골로 그의 기록을 넘을 때까지 아스널 역대 최다 득점자 자리를 유지하기도 했다.
라이트는 현재 영국 공영 방송사 'BBC'의 축구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고 올 시즌을 끝으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프리랜서 축구 전문가로 활동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더 선, BBC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