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 답지 않은 행보다. 토트넘이 1월 이적시장이 열린지 열흘 만에 이례적으로 두 명이나 영입했다.
이제 토트넘의 눈은 런던 라이벌 첼시의 중원으로 향하고 있다. 주장단 부상에 따라 첼시 임시 주장까지 맡았던 미드필더다.
영국 BBC와 ESPN에서 활동한 벤 제이콥스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아직 공식 제안을 하지 않았지만, 첼시의 미드필더 갤러거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는 "갤러거가 현재 판매 대상이 아니지만, 적절한 가격 제안이 들어온다면, 첼시가 이를 고려할 것"이라며 "연봉과 이적료를 모두 포함해 최대 6000만파운드(약 1006억원)의 제안이 들어온다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이에는 이적료와 연봉 구조에 따라 융통성이 있겠지만, 첼시는 메이슨 마운트에게 요구했던 이적료와 비슷한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막판 영입 시도 때엔 이적료를 깎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토트넘은 3500만파운드(약 587억원) 이상 지불하길 꺼렸다"라며 이전 이적시장에서 두 팀의 생각 차리를 설명했다.
기자는 나아가 "첼시의 정책은 선수 계약 기간이 2년 아래로 떨어지면 제안에 대해 고려하고 재계약은 진행하지 않는다. 갤러거도 재계약에 가깝지 않다. 선수는 잔류를 원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그를 잃기를 웒지 않는다. 1월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았다. 하지만 판매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첼시 내부 상황을 전했다.
다만 토트넘이 빠르게 이적시장 행보를 보이면서 갤러거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는 점이 첼시에게 불안 요소다.
기자는 "토트넘이 아직 이번 이적시장에 공식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티모 베르너와 라두 드라구신 영입을 마치면서 이제 중앙 미드필더 영입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라며 토트넘의 다음 행보를 주목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 영국판도 "갤러거가 여름에 토트넘과 근접했었다. 토트넘은 여전히 진지하게 그에게 관심이 있다. 첼시는 재계약 제안을 하지 않았고 약 4500만파운드(약 754억원)의 이적료에 판매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갤러거의 상황을 주시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중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파열로 인한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쓰러지고,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제임스 매디슨이 발목 부상으로 2024년 초까지 복귀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팀을 비운다.
남은 중원 자원 중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는 이미 전력 외 선수로 분류돼 겨울 이적시장에서 떠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올리버 스킵과 지오반니 로셀소는 불규칙적인 출전 시간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트넘은 중원에서 새롭게 활약해 줄 선수를 물색했고, 런던 라이벌 첼시에서 답을 찾았다. 영국 풋볼런던은 지난 24일 "토트넘이 계속해서 중앙 미드필더를 찾을 것이고 만약 이적시장에 대체자가 나타난다면 호이비에르 이적을 허락할 것"이라며 "첼시의 갤러거가 관심 있는 선수로 남아있고 토트넘은 그의 불확실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토트넘은 호이비에르와 갤러거의 스왑딜도 고려하고 있다는 루머도 있다. 다만, 토트넘은 1월 이적시장에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 영입이 최우선 순위에 있지 않다. 갤러거는 현재 유벤투스의 관심도 받고 있지만, 첼시가 이에 관심을 보일지는 불확실하다. 호이비에르가 오히려 첼시의 어린 드레싱룸에 훨씬 더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갤러거는 첼시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첼시 성골 미드필더다. 2008년 8세 때 아카데미에 입단한 그는 줄곧 첼시에서 성장했고 하부리그 팀과 크리스탈 팰리스 임대를 거쳤다. 지난해부터는 첼시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갤러거는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와 공격에서 많은 기여를 하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볼 수 있다. 유망주 시절 스완지 시티,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 크리스털 팰리스 등에서 임대 생활을 보내며 기량을 쌓은 갤러거는 첼시에서 통산 67경기에 출전했으며,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을 포함해 22경기에서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도 갤러거에게 관심을 보였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갤러거 팬이라는 후문이다. 첼시는 지난여름 갤러거의 이적료로 5000만 파운드(약 827억원)를 요구했다. 상당히 고액이다. 이와 별개로 첼시가 갤러거 대체자를 찾는 데 실패하면서 갤러거 영입에 실패했다.
현재 갤러거는 첼시와 2025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다. 계약 만료까지 1년 6개월 가량 남아 첼시는 재계약 혹은 방출을 선택해야 한다.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첼시는 3500만 파운드(약 579억원) 이상의 제안이 오면 갤러거 매각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의 중원 상황과 첼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트넘은 다른 어떤 이적시장보다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선수단 보강을 진행하고 있다. 손흥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로 생긴 공백은 티모 베르너 임대 영입으로 발빠르게 메웠다.
여기에 그간 골칫거리였던 센터백 뎁스 보강에도 성공했다. 토트넘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구신의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 여름까지 5년 반이며 등번호는 6번을 받았다.
드라구신은 2001년생으로 루마니아 스포르툴 스투덴테스크, 레갈 스포르트 부쿠레슈티를 거친 뒤, 지난 2018년 이탈리아 명문팀 유벤투스에 입성했다.
191cm까지 성장한 드라구신은 2021년 1월 유벤투스 1군 팀에 승격했지만, 2020-2021시즌 공식전 11경기 1골을 기록해 적은 출전 시간을 받았다. 그래도 그는 18세의 나이에 세리에A,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유벤투스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드라구신은 이후 삼프도리아, 살레르리타나 임대를 떠났고 2022년 제노아 임대를 떠나 꽃을 피웠다. 지난 2022-2023시즌 그는 세리에B 38경기에 모두 출장하면서 팀의 세리에A 승격을 이끌었다. 승격 후 2023-2024시즌도 리그 19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승승장구하다 지난해 11월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부터 흔들렸다.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각각 부상과 퇴장 징계로 이탈했고 이후에도 로메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현재 빠져 있는 상황이다. 판더펜이 복귀했지만, 아직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 사이 토트넘은 수비진에 구멍이 발생했고 임시로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센터백 조합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센터백 뎁스를 채우기 위해 토트넘은 센터백 보강을 최우선 순위로 잡았고 드라구신이 영입 명단에서 선택을 받았다.
이적시장이 열린지 단 열흘 만에 두 명이나 영입한 토트넘은 여유롭게 갤러거의 상황을 관찰할 전망이다. 다만 첼시가 얼마나 빨리 이적시장에서 움직이냐에 따라 갤러거의 거취도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Reuters,AP,EPA/연합뉴스,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