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지훈이 스타일 변신의 이유를 밝히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연출, 각본 하병훈)에서 욕망을 위해 살인을 멈추지 않는 사이코패스 재벌 박태우로 활약한 배우 김지훈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김지훈은 헤어스타일 변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장발 변신 후 강렬한 장르극이나 악역을 선보이고 있는 김지훈에게 스타일 변신의 이유를 묻자 "더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으니까. 장발의 김지훈에 대해서 더 좋게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반대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없는 건 아니지만 좋아해 주는 분들이 훨씬 많다. 스스로도 만족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머리가) 길면 선택을 할 수 있지 않나. 다음 역할을 위해 가능성을 열어두는 거다. 짧으면 자르면 되고 이런 선택이 있으니까 일단은 기르게 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단정한 역할도 "얼마든지" 수용 가능하다. 김지훈은 "작품이 매력적이고 이 역할이 내가 정말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역할이다 싶으면 삭발할 수도 있다"며 "머리도 오래 기르기도 했다. 4, 5년 돼서 별로 미련은 없다. 다만 정해진 게 없어서 기르고 있다. 뭐 없으면 그냥 기르는 것"이라고 쿨하게 덧붙였다.
연달아 악역을 맡아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부담은 없는지 묻자 그는 "더 강하게 인식이 심어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한테는 없던, 10년 전 김지훈에게선 상상할 수 없는 이미지니까"라며 "굳이 악역을 고집한 건 아니다. 일부러 하는 건 아니고 나한테 들어오는 대본들 중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의 매력적인 역을 택하다 보니 그게 악역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 곧 죽습니다' 역시 악역이라서가 아닌, 대본 때문에 선택했다. 김지훈은 "대본 보자마자 '미쳤다'했다. 회사에선 2회 정도 나오니 미지근한 온도였는데, 대본을 보니까 이건 1회든 2회든 무조건 해야겠다 했다. 드라마도 메시지가 8회에선 볼 때마다 폭풍 오열한다. 기절한다. 대본 볼 때, 리딩할 때, 작품 볼 때.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 해서 했다"고 감탄, 주위를 웃게 했다.
"결정하고 보니까 악역이었던 것"이라고 밝힌 김지훈은 "그런 생각(이미지 고정) 안 한건 아니지만 깨는 재미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악역이라는 게 사람들에게 인상 깊게 남고 강한 신들이 많다 보니까 기억에 더 남게 된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나. 어떤 분들은 내가 악역을 잘했으니까 날 생각할 수도, 어떤 분들은 이걸 깨서 반대로 이런 걸로 보여주고 싶다 하는 감독님이나 제작자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한다.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악역 박태우를 연기하며 노력한 지점들을 밝히며, "박태우라 열심히 한 건 아니고. 어떤 역할을 맡아도 그렇다. 연기하는 과정이 3D 프린팅 같은 거다. 사진을 넣거나 코딩을 해서 넣으면 그게 입체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않나. 대본 속 인물을 현실의 3D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쉬운 건 없다. 김지훈이 갖고 있는 재료를 내 안에서 찾는 게 아니라 재료를 구해서 만들려고 하는 편이기 때문에 어떤 역을 하든 늘 제 모든 걸 쏟아부어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 묻자 김지훈은 "저는 멜로나 로코를 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코미디를 좋아했다. 주성치나 짐캐리가 제 1, 20대 때 영향을 많이 끼친 배우들이다. 그런 모습들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며 "멜로도 연륜이 쌓이다 보니까 스스로 이제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웃었다.
김지훈의 말처럼 지금의 이미지는 10년 전의 김지훈에게선 상상할 수 없다. 2002년 데뷔해 다양한 작품을 거치고 이미지 변신까지 이뤄낸 지난 활동을 돌아보면서 김지훈은 "진짜 오래 했구나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벌써 23년 차라니 이게 내가 그때 데뷔한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진짜 긴 시간인데 저한테는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신기하다. 저는 연기자로서 0에서 시작했다. 그전부터 꿈을 키우고 한 게 아니라 연기자를 시작할 때 처음 연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작하면서 배우고 관심을 갖게 됐다. 0에서부터 시작해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구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신년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에 대해서 김지훈은 "올해는 어떻게 될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 어떤 재밌는 일들이 생길까 기대하면서 주어진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려 한다. 연기자라는 직업은 늘 새로운 시작이다. 늘 새로운 작품, 새 역할이니까 늘 3D 프린팅을 하는 이 힘든 과정을 겪지 않으면 안 된다. 20년 이상 했지만 두렵기도, 걱정되기도, 재밌기도 하고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 분)가 초월적 존재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액션, 스릴러, 로맨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회 다양한 재미를 준 것은 물론, 삶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하며 호평 속에 마무리 됐다.
사진=티빙,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