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졸전 끝에 패배한 첼시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최악의 인터뷰 능력을 보여줬다.
첼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EFL컵(리그컵) 4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반전 미들즈브러에 선제골을 허용한 첼시는 남은 시간 동안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2차전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선발 명단에서 첼시가 1차전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첼시는 콜 팔머, 라힘 스털링, 코너 갤러거, 노니 마두에케,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 리바이 콜윌, 악셀 디사시, 티아구 실바, 말로 귀스토를 선발로 내보냈다. 골키퍼 장갑은 조르제 페트로비치가 꼈다.
주전이 대거 출동한 선발 라인업과 미들즈브러와의 전력 차를 고려하면 첼시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첼시가 이번 시즌 부진으로 인해 리그 중위권에서 힘들어하고 있지만, 미들즈브러는 프리미어리그(PL) 팀도 아닌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팀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재 미들즈브러의 순위는 12위였다. PL과 챔피언십의 수준 차이를 생각한다면 첼시의 승리를 예상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축구에 절대란 없었다. 첼시는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며 경기를 전반적으로 지배했지만, 미들즈브러의 일격에 당하고 말았다. 전반 37분 아이제이아 존스의 패스를 받은 헤이든 해크니의 슈팅이 첼시의 골망을 갈랐다. 첼시는 후반전도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주도권을 쥔 채 동점골을 노렸으나 결국 적지에서 0-1 패배를 당한 채 런던으로 돌아왔다.
첼시 팬들의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2차전이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역전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약체인 팀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첼시가 이번 시즌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2부리그 중위권 팀에 패배하는 건 팬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첼시의 수장인 포체티노 감독이 팬들을 더욱 큰 실망감에 빠지게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이 실망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90분이 남아 있다. 우리의 전술은 좋았다. 우리는 실수로 인해 득점할 기회를 놓쳤지만, 미들즈브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축구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평가한 경기력은 우리가 더 나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한 말 중 틀린 말은 없다. 주어진 기회를 살려야 골을 넣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문제는 포체티노 감독이 부진한 이번 시즌 내내 비슷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첼시 팬들은 이번만큼은 같은 인터뷰를 하질 않길 바랐을 것이다.
그럴 이유가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사실 경기 전부터 팬들을 실망시켰다. 첼시는 현재 리버풀과 함께 이번 시즌 EFL컵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그러나 팬들은 경기 전 포체티노 감독이 우승후보팀의 감독다운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결승전에 진출하는 게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지금 준결승전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 축구는 그런 게 아니다. 압박감을 느끼면 경기를 할 수 없다. 우리는 준결승전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결승전에 가는 게 의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