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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선임…"팬들과 K리그1 재진입 이루겠다" [오피셜]

기사입력 2024.01.09 17:44 / 기사수정 2024.01.09 20:08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시즌 막판 '투혼의 용병술'을 펼치며 수원 삼성에 희망을 안긴 염기훈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수원 레전드' 염기훈이 2부 강등 아픔을 겪은 수원 지휘봉을 잡는다.

수원 구단은 "염기훈을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고 9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초 수원이 2부 강등 아픔을 겪은 뒤 어떤 지도자가 난파선을 맡을지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염 감독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1순위 후보로 꼽힌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식 선임으로 그의 사령탑 취임이 확인됐다.

염 감독의 계약기간은 오는 2025년까지 2년이다.

수원은 염 감독 선임 전 날인 8일 제주와 성남 감독,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부산 기술고문 등을 역임한 축구인 박경훈 단장을 선임, 당면 과제인 1부 승격을 위해 경기력 끌어올리기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막판 수원 지휘봉을 갑자기 잡아 '수원은 일찍 강등될 것이다'란 예상을 뒤엎고 최종전까지 강등 싸움을 몰고 간 염 대행을 감독으로 올렸다.



수원 구단은 "신임 감독의 조건으로 패배감 극복과 새로운 목표 제시 및 수행, 혼선없는 선수단 개혁 추진, 주요 핵심선수들의 이탈 방지, 구단의 장기적 발전 계획 수행 등을 정했다"며 "복수의 감독 후보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염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고 알렸다.

이어 "박 단장이 창단 후 최대 위기 상황을 조속히 타개하고 선수단을 응집시켜 다시금 K리그1으로 복귀시킬 적임자로 염 감독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수원 측은 아울러 "선수단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염 감독이 당면 문제 해결과 팀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선임의 전권을 갖고 새로운 사단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선수단 재구성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수원을 넘어 K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드급 선수 출신이다.

지난 2006년 전북에서 프로데뷔한 그는 첫 해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일등공신이 되면서 단숨에 주가를 높였다.



이후 울산을 거쳐 2010년 수원에 입단한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군생활 포함 14년을 수원에서 지내며 21세기 들어 수원의 레전드로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염 감독은 현역 시절 중동 등에서 수 차례 러브콜을 받았으나 수원에 잔류하는 등 실력과 의리, 인성을 모두 갖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수원 소속 최다출전(416경기), 최다득점(71골), 최다도움(121개)을 비롯해 수원 최다 주장 역임(7시즌) 및 최초 4년 연속 주장(2014~2017) 등 수원 레전드로 다양한 기록을 보유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플레잉코치로 뛰고 있었으나 초유의 한 시즌 감독 2명 경질 사태를 겪은 뒤 9월26일 전임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감독대행에 올라 강등 위기 수원의 소방수로 나섰다.

비록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단 하나의 과제를 성공시키진 못했으나 36라운드 수원FC와의 수원 더비 원정 경기에서 전반 초반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가 퇴장 당하는 위기 속에서도 공격 축구로 상대를 밀어붙어 3-2 역전승 챙기는 기염으로 토하더니, 37라운드 FC서울와의 슈퍼매치 원정 경기에서도 시즌 전적 3전 전패의 열세를 딛고 1-0 승리를 거두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38라운드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겨 강등의 눈물을 흘렸지만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7경기에서 3승2무2패를 기록, 굉장히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현재 외국에서 P급 라이선스 과정을 밟고 있어 정식 감독 취임에도 문제가 없다

염 감독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K리그1 재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팬들이 있는 한 반드시 재도약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일부터 염 감독 아래 훈련 중인 수원은 오는 12일부터 29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원은 염 감독 선임을 통해 축구인 출신 박 단장과의 조화를 도모하게 됐다.

박 단장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측면 수비수 출신이다. 1984년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박 단장은 1992년까지 프로 통산 134경기를 소화했다. 박 단장은 초창기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포항 구단 명예의 전당 초대 헌액자이면서 지난 2013년 K리그가 창설 30주년을 기념해 역대 베스트11을 뽑을 때 홍명보 울산 감독, 최강희 현 산둥 감독, 최순호 현 수원FC 단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 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나서 A매치 총 93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이어 프로에선 제주와 성남 지휘봉을 각각 6년, 1년씩 잡았다. 다만 수원과는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도 인연이 없어 이번에 행정가로 처음 수원과 손을 잡게 됐다. 반면 염 감독은 올해가 수원 생활 15년째로, '리얼 블루'라고 불리는 수원의 레전드급 선수다.

수원이 처음인 박 단장과 수원에서 잔뼈가 굵은 염 감독의 좋은 하모니가 일어날지 궁금하게 됐다.

박 단장과 염 감독이 새출발하는 상황이지만 과제도 있다. 수원 팬들은 염 감독 정식 사령탑 선임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수원의 기본 패러다임이 수원 출신을 감독으로 뽑고 이들을 주축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이른 바 '리얼 블루'로 굳어지면서 팬들은 이번 만큼은 구단 레전드인 염 감독이 휘청거리는 수원을 어린 나이에 맡아 지도하기 보다는 능력 있고 외부에서 수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도자가 오길 원했다.

올해 2부 개막과 함께 염 감독과 수원이 좋은 출발로 팬들을 진정시키는 과제가 당장 주어졌다.

하지만 최근 박건하, 이병근 감독 등이 성적 부진에 빠지며 수원 팬들과 얼굴을 붉힌 채 구단을 떠나는 사태가 반복됐다. 자연스레 수원 팬들은 또 다른 레전드와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수원이 염 감독 부임을 공식화하면서 2024시즌 K리그1~2부 25개 구단의 사령탑이 모두 확정됐다.

올 겨울엔 김기동 감독이 포항에서 FC서울로, 김도균 감독이 수원FC에서 서울이랜드로 옮기는 등 현역 감독의 이동이 벌어진 게 특징이다. 또 중국 옌볜에서 지도력을 떨친 박태하 전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친정 포항 감독으로,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제주 사령탑으로,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4강 쾌거를 이끈 김도균 감독이 수원FC 감독으로, 그리고 염 감독이 선수와 플레잉코치,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이 되면서 나란히 2024년 새 시즌 지도력을 펼치게 됐다. 박동혁 감독도 충남아산에서 같은 K리그2 경남FC로 옮겼으며, 김현석 감독이 후임으로 충남아산 지휘봉을 잡았다.

류병훈 안양 감독, 김태환 천안 감독도 새로 부임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한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 지난해 돌풍을 일으키며 소속팀 광주FC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올려놓은 이정효 감독, 1983년생으로 가장 어린 최원권 대구 감독, 서울이랜드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김천 상무를 승격으로 이끈 정정용 감독,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아 당면 과제였던 강등을 면한 윤정환 강원FC 감독 등도 2년 차를 맞으면서 모처럼 K리그에 감독 열전이 펼쳐지게 됐다.


◆2024 K리그 감독 현황

▲1부 : 홍명보 감독(울산) *박태하 감독(포항) 이정효 감독(광주) 단 페트레스쿠 감독(전북) 조성환 감독(인천) 최원권 감독(대구) *김기동 감독(서울) 이민성 감독(대전) *김학범 감독(제주) 윤정환 감독(강원) *김은중 감독(수원FC) 정정용 감독(김천)

▲2부 : *염기훈 감독(수원 삼성) 박진섭 감독(부산) 고정운 감독(김포) *박동혁 감독(경남) 이영민 감독(부천) 류병훈 감독(안양) 이장관 감독(전남) 최윤겸 감독(충북청주) 이기형 감독(성남) *김현석 감독(충남아산) *김도균 감독(서울이랜드) 임관식 감독(안산) *김태완 감독(천안시티)



사진=수원 삼성 구단,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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