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티모 베르너를 임대로 영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먼저 베르너를 노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입맛만 다시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실상은 베르너가 토트넘을 가지 않았더라도 맨유에 가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맨유가 구단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7일(한국시간) 축구 전문 매체 '커트오프사이드'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맨유는 어떤 공격수를 데려와야 할 지 제 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는 "맨유는 베르너를 영입 후보로 뒀지만 중간에 이를 취소했다"며 "어떤 선수가 구단에 도움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맨유 같은 대형 구단이 선수 수급에 난항을 겪는 이유가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꽤나 믿기가 어렵다.
특히나 겨울이적시장이 개장한 지 일주일이 넘었기 때문에 맨유가 선수단 보강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해 더욱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주장이다.
그러나 이렇게 맨유가 준비가 부족할 것이라는 것도 이미 예견된 바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4일 맨유의 겨울 이적시장 행보를 분석하며 영입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관제탑이 부재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매체의 소속 기자 아담 크래프턴은 "스포츠 디렉터를 빨리 선임해야 한다"며 "다른 구단들은 이미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여름에 영입할 선수들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인데 맨유는 현재 영입을 담당할 운영진이 없어 계획조차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맨유는 최근 영국의 화학공업 회사 이네오스의 수장 제임스 랫클리프로부터 구단 지분 부분(25%) 매입을 통한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기존 맨유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과 함께 공동 구단주 자리에 오른 랫클리프는 운영진 개혁을 주창했고 맨유의 부사장 리처드 아놀드의 사임과 스포츠 디렉터 존 머토우의 부서 이동을 불러왔다. 현재 맨유는 머토우의 공백을 채울 여러 후보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크래프턴은 "빨리 스포츠 디렉터를 선임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또다시 6개월간 밋밋하게 보내야할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도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고착화됐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맨유는 지금까지 영입자금을
스포츠 디렉터 영입이 가속화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영입을 담당하고 선수를 평가할 사람이 없어 맨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쉽사리 파악이 되지 않고,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도 알 리가 만무하다.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팀토크' 또한 "만약 베르너가 토트넘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에릭 턴하흐 맨유 감독과 구단에 차가운 눈총이 쏟아질 것은 자명하다"며 맨유가 한발짝씩 느린 점을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편 로마노는 "베르너는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뛰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며 "포스테코글루 또한 베르너가 재기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과 선수간의 화합이 벌써부터 보이는 셈이다.
로마노에 따르면 베르너는 24시간 내로 런던행 비행기에 올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후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베르너의 원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 대신 선수의 주급 전액을 부담할 예정이다. 또 1800만 유로(약 260억원) 상당의 완전 이적 조항을 삽입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노는 해당 이적 조항은 선택적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