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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정후, 서부지구서 같이 뛰어 잘 됐다"...美 매체도 주목하는 처남-매제 대결

기사입력 2024.01.09 00: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언론이 나란히 2024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 데뷔를 앞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의 특별한 관계를 주목했다.

미국 매체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7일(한국시간)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에서 게임 후반 상황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접전 상황에서도 던질 수 있다"며 "샌디에이고는 팀 친화적인 계약으로 고우석을 영입했다. 고우석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4일 고우석과 "2026년 상호 옵션이 포함된 2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8억 9000만원)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2024 시즌 코리안 빅리거는 고우석과 한솥밥을 먹게 된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배지환 등 4명이다. FA 신분인 류현진과 최지만이 미국 무대에 잔류한다면 6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SI는 그러면서 이정후도 함께 언급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7년,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6억 8500만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있지만 고우석은 지난해 1월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1998년생 동갑내기 친구에서 각각 매제, 처남의 관계로 발전했다. 

SI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우석은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와 가족관계를 맺고 있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가 영입을 시도했던 선수로 고우석에게 처남"이라며 "고우석은 이정후와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여러 차례 맞붙게 될 것으로 보여 선수들 사이에서도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사람이 같은 리그에서 뛰게 된것은 좋은 일이다. 맞대결을 펼칠 때마다 (이긴 사람이) 자랑할 권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두 팀은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총 13차례 격돌이 예정돼 있다. 고우석과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멋진 풍경을 국내 야구팬은 물론 미국 팬들까지 흥미롭게 지켜보게 됐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총 10번 대결했다. 결과는 이정후가 10타수 3안타 1볼넷으로 고우석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고우석은 2023 시즌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는 고우석의 전격적인 해외 진출 도전 의사에 놀랐지만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포스팅 진행을 허락했다.

고우석은 201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FA(자유계약) 권리 취득에 필요한 등록일수(145일)를 7년 연속 채웠다. 도쿄 올림픽, WBSC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 출전으로 등록일수가 모자란 시즌이 없었다.

하지만 FA 자격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2024 시즌까지 LG에서 뛰어야 했다. 해외 진출 자격 요건 7시즌은 채웠지만 이전까지 LG와 포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기 때문에 고우석의 미국 무대 도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KBO는 지난해 11월 28일 LG 구단의 요청에 따라 고우석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월 4일자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공시됐고 한국시간 기준 1월 4일 오전 7시까지 협상이 가능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포스팅 마감 시한이 이틀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샌디에이고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미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까지 품게 됐다.

고우석은 "사실 계약하기 직전까지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다"며 "일단은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뭔가 나의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우석은 2017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1~2년차 프로 적응기를 거쳐 3년차였던 2019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고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LG의 마무리 자리를 꿰차 65경기 71이닝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투수가 됐다.

고우석은 2020년 부상과 수술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1년 63경기 58이닝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2022년에는 KBO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LG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세우며 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23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뜻밖의 잔부상 속에 고전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지만 대회 직전 담 증세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귀국했다.

WBC 부상 여파는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졌다.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특급 마무리 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2022, 2021년 보여줬던 강렬했던 퍼포먼스에 주목했다. 고우석이 정상 컨디션과 몸 상태 속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한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맺은 총액 450만 달러는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마냥 박한 대우도 아니다. 2023년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의 평균 연봉은 231만 8772달러(약 30억 3400만 원)였다. 고우석 역시 비슷한 연봉을 받게 되면서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 받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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