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새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미국 언론은 휴식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오타니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LA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스 네이션(Dodgers Nations)'은 7일(한국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타니가 LA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 스타디움에서 훈련 중인 영상을 공개했다.
'다저스 네이션'은 "오타니는 새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고 나서 다저스타디움에 (훈련하기 위해) 전화했다"는 익살스러운 표현과 함께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자는 한 번이라도 휴식을 취할까?"라고 전하며 오타니를 치켜세웠다.
오타니는 '다저스 네이션'이 공개한 영상에서 LA 다저스 훈련복을 입고 외야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었다. 트레이너로 보이는 인물들의 도움을 받아 특수 훈련 장비를 착용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저스 네이션'은 이와 함께 "오타니가 LA 다저스 회장 앤드류 프리드먼, 통역사 미즈하라 이페이와 다저스타디움에서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오타니의 행보 하나하나에 주목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호치'도 "오타니는 미국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서 오른쪽 팔꿈치 고정 장치나 지지대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팔꿈치 수술 후) 잘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관심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10일 메이저리그는 물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018년 미국 진출 이후 첫 번째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가운데 LA 에인절스를 떠나 LA 다저스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계약 조건도 파격적이었다. 계약 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12억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금액 계약의 새 역사를 썼다. 오타니는 전 소속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 원)는 물론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 원)를 크게 앞질렀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도 제쳤다. 오타니는 메시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FC 바르셀로나와 맺었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의 계약도 넘어섰다. 오타니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선수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2024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오타니는 이견의 여지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다. 투타 모두에서 최정상급을 자랑하는 기량은 물론 스타성에서도 빅리그 역사에서 따라올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데뷔 첫해부터 20홈런을 쏘아 올린 것은 물론 10경기에 선발등판하는 투타 겸업으로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팔꿈치 부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2021 시즌부터 메이저리그를 자신을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 타자로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투수로 23경기에 선발등판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야구 만화에서나 볼 법한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의 발전에는 멈춤이 없었다. 2022년에는 타자로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투수로 28경기 선발등판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더 괴물 같은 퍼포먼스를 뽐냈다.
2023 시즌에는 베이브 루스도 해내지 못했던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까지 기록했다.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빅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타자로도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견인하고 대회 MVP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오타니는 지난해 후반기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커리어 두 번째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2024 시즌에는 투타 겸업 없이 타자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음에도 LA 다저스는 오타니가 천문학적인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오타니는 다저스 입단과 동시에 구단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줬다. 유니폼 판매에서 순식간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뛰어넘어 역대 유니폼 최다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오타니는 자신이 2024년부터 2033년까지 해마다 받아야 할 연봉 7000만 달러 가운데 6800만 달러의 지급 유예에 동의했다. 유예된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지급된다.
오타니는 즉 계약 연봉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뒤에 수령하는 것에 동의했다. 오타니가 먼저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 부담 없이 추가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덕분에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에이스 오릭스 버팔로스의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했다. 야마모토는 다저스가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232억 8000만 원)에 계약했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공식 입단식 이후 짧은 휴식을 마친 뒤 곧바로 스프링캠프 준비에 돌입했다. 수술 후 재활과 정규리그 준비를 동시에 하는 괴력과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LA 다저스의 2024 스프링캠프는 투수와 포수는 오는 2월 9일부터 시작된다. 야수조는 2월 14일부터 합류한다"며 "LA 다저스는 한국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을 치르기 때문에 다른 구단들보다 스프링캠프 시작이 앞당겨졌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내년 3월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공식경기를 치른다. LA 다저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서울시리즈에서 2024 시즌 공식 개막전을 갖는다.
샌디에이고에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과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우완 파이어 볼러 고우석이 있다. 야마모토, 오타니와 맞대결에 한국 팬들도 벌써부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 AFP, 로이터/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