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프로생활 22년을 마감하고 현역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김영광은 크지 않은 키에도 좋은 문지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많은 후배들의 본보기가 된 베테랑 골키퍼다.
지난해까지 성남에서 뛰었던 김영광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은퇴를 알린 뒤 "하루하루가 내게는 자신과 싸움이었고 고통스러웠지만 목표를 이룰 때마다 정말 행복했다. 그래서 당장 장갑을 벗더라도 후회가 절대 없다"고 소회를 남겼다.
이어 "이렇게 찾아주는 곳이 있을 때 떠나는 게 나중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떠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현역 연장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지금이 떠나기 좋은 때라 판단했다는 얘기다.
1983년생인 김영광은 지난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면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7년 울산으로 이적한 그는 이후 2014년 경남을 거쳐 2015년 당시 신생팀인 서울이랜드에 입단해 K리그2에서 활약했다.
2020년 성남 이적으로 다시 K리그1에 뛰어든 그는 성남이 지난해 다시 강등되면서 2부로 내려와 1년간 뛰고 파란만장했던 현역 생활을 마치게 됐다.
22시즌 동안 5팀을 거치면서 총 605경기에 출전했고 마지막 시즌인 2023시즌에도 17경기에 나서면서 선수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영광은 K리그 통산 최다 출전 2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위는 김영광 선배 골키퍼인 현 K리그1 강원FC의 김병지 대표이사(706경기)다.
김영광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총 17차례 A매치에 나서 15골을 내줬다. 비록 뛰진 못했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운재, 정성룡과 함께 골키퍼 진영을 꾸려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현장에 있었다.
연령별 대표로도 61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2004 아테네 올림픽 당시 개최국 그리스와 본선 첫 경기에서 선방 쇼를 펼치는 등 모든 경기를 뛰면서 8강 진출에 보탬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김영광은 183cm 87kg으로 골키퍼치고는 큰 키가 아니다. 최근 들어 골키퍼 포지션은 190cm 안팎의 신장을 갖추는 게 기본이 되고 있어 김영광 입장에선 다소 작은 키가 핸디캡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순발력과 예측, 위치 선정 등으로 180cm 초반대 신장을 갖고 있는 후배 골키퍼들의 롤모델이 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영광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골키퍼 새 전성기 선두에 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를 필두로 정성룡, 권순태, 김진현 등 좋은 골키퍼들이 계속 나왔고 이들 중 상당수가 일본에 진출하는 등 한국 문지기의 우수함을 알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