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문 센터백이 없었던 토트넘 홋스퍼에게 한줄기 빛이 내려온다. 미키 판더펜이 부상을 털고 복귀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5일(한국시간) 번리전을 앞두고 판더펜이 부상을 털고 출전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오는 6일 오전 5시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번리와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하루 전. 훈련장인 홋스퍼 웨이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포스테코글루는 이전에 진행한 구단 인터뷰를 통해 판더펜의 복귀를 암시했다. 그는 "미키가 이번 주 훈련을 진행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일 경기 명단에 들 수 있다. 그가 돌아와 좋다"라며 "분명히 그는 많은 경기에 빠졌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잘 돌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는 기자회견에서도 판더펜의 상황에 대해 "팀과 함께 훈련했다. 그는 세 번의 세션을 진행했다. 우리는 그가 경기에 나설지 확실치 않다"라고 말하며 그의 복귀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판더펜은 이번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대형 수비수다. 2001년생인 그는 폴렌담(네덜란드) 유스를 거쳐 프로에 데뷔했고 볼프스부르크(독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빅클럽들의 눈에 들어왔다.
193cm의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판더펜은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커버 능력과 대인 수비 능력에 탁월한 장점을 보였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파트너로 판더펜을 점찍었고 4000만유로(약 574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에서 로메로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 판더펜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경기장 안에서는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선수단에 빠르게 융화되며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에 훌륭한 역할을 했다. 8라운드 루턴타운 원정 경기에선 팀이 득점하지 못하던 순간에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소중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맹활약하던 판더펜에게 제동이 걸린 건 지난해 11월 초였다. 11월 7일 홈에서 열린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에서 그는 전반 41분경, 상대 뒷공간 침투를 막기 위해 스프린트를 하다가 오른쪽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판더펜은 스태프 2명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경기 이후 꽤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판더펜의 햄스트링 부상은 상당히 심각했다. 아마 두어 달은 결장할 것 같고, 새해가 되어야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먼저 판더펜의 상태를 언급했다.
판더펜은 한동안 팀훈련에 나서지 못하고 주로 실내에서 훈련을 진행해 왔다. 새해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린 그는 새해 첫 경기인 번리전을 앞두고 곧바로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판더펜이 돌아오기 전, 로메로가 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포스테코글루는 지난달 27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전을 앞두고 "부상 후 로메로가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햄스트링 좌상으로 결론이 났다"며 "최소 4~5주 정도 전력에서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울러 부상이 지난 24일 열린 에버턴과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가 로메로의 체력적인 과부하를 불렀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당시 토트넘은 전반 9분과 전반 18분 히샤를리송과 손흥민이 각각 한 골씩 넣으며,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이후부터 체력이 부친 상태에서 에버턴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힘든 후반전을 치렀다. 결국 2-1로 이겨 최근 3연승을 기록하고 한숨 돌렸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로메로는 전반 직후 에릭 다이어와 교체아웃되면서 우려를 낳았다. 경기 뒤부터 로메로의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와 관측이 흘러나왔는데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으로 사실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경기(에버턴전)를 뛰었던 모든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일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며 에버턴전의 격렬함을 표현한 뒤 팀 내 선수들에게 쌓인 체력적 부담을 알렸다.
로메로가 없는 상황에서 판더펜의 복귀는 전문 센터백이 없었던 토트넘에게 희소식이다. 현재 토트넘은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이 센터백으로 나서고 있다. 빌드업 과정에서 두 선수의 역량이 훌륭하지만, 수비 상황에서 전문 센터백이 아니다 보니 생기는 사소한 실수들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판더펜이 향후 이런 점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직전 본머스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던 공격수 알레호 벨리스는 한동안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포스테코글루는 "알레호가 검사를 진행했고 한동안 지켜봐야 한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몇 달 간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는 정말 열심히 기회를 얻기 위해 훈련했고 최근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불운하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로메로, 벨리스를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 이반 페리시치, 라이언 세세뇽, 마노르 솔로몬이 장기부상으로 이탈했고 손흥민과 파페 마타르 사르, 이브 비수마는 각각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출전을 위해 이탈했다.
선수들 공백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시즌 초반 토트넘이 8승2무 무패 행진을 달릴 때 핵심 역할을 했던 판더펜이 돌아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Reuters,EPA/연합뉴스,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