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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ML 샌디에이고 입단 초읽기…日 특급 마무리 확보하고 왜 데려갈까

기사입력 2024.01.03 19:27 / 기사수정 2024.01.03 19:27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파이어볼러' 고우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썸킴' 김하성과 고우석이 한 팀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은 3일(한국시간)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이 임박했고, 마무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마감까지 19시간을 남겨두고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 임박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헤이먼의 보도가 나온 지 약 두 시간이 흘렀고, LG 구단은 공식적으로 고우석의 미국행을 발표했다. LG는 "고우석 선수는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으며, LG 트윈스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에 고우석 선수는 3일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중 한 명이다.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그는 입단 첫해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통산 354경기 368⅓이닝을 소화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고,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2017년 25경기 26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가능성을 나타낸 고우석은 이듬해 56경기 67이닝 3승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로 전년도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19년에는 65경기 71이닝 8승2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마크하면서 세 시즌 만에 팀의 클로저로 발돋움했다.

고우석은 2020년 40경기 41⅔이닝 4패 1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21년 63경기 58이닝 1승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로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커리어 하이 달성과 함께 세이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23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승선했으나 담 증세로 대회에서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는 우측 어깨 회전근개 근육 극상근 염증 진단을 받으면서 전열에 이탈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로 예년에 비해 부진했고,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4⅓이닝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던 5차전에서 마지막 이닝을 도맡아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확정 이후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우승의 여운이 한창 이어지던 지난해 11월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4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LG 고우석, 키움 이정후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고, 15일 '해당 선수는 각각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구단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고우석이 포스트시즌 종료 이후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것이었다. 

예년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남긴 만큼 고우석의 선택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단 LG 구단은 고우석의 미국 도전 진출 의사를 확인한 뒤 포스팅 진행을 허락했지만, 빅리그 구단이 제시한 계약 규모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고우석을 떠나보내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아무리 선수가 빅리그 진출을 원한다고 해도 구단으로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해 11월 22일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안받는다면 그때 다시 (고우석과) 얘기하기로 했다. 본인도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면 미국에 가고 싶겠나. 어느 정도 제안을 받으면 논의하기로 했다"며 "고우석을 보내게 되면 팀은 돈(포스팅 금액)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도 확인해봐야 한다. 최종 결정은 구단주께서 하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11월 28일, KBO는 "LG 구단의 요청에 따라 고우석을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MLB 30개 구단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고우석 선수와 계약 협상이 가능하며,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LG 트윈스에 지급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KBO는 12월 5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와 고우석 선수에 대한 포스팅 의사를 MLB 30개 구단에 12월 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자로 공시했음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고우석의 빅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빅리그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고우석의 이름이 언급됐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미주리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간지 '벨레빌 뉴스 데머크랏'은 지난해 11월 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FA(자유계약) 시장에서 고우석과 함께 일본인 좌완투수 마쓰이 유키 영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불펜 보강에 나선 세인트루이스가 두 선수를 불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지 알아볼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71승91패(0.435)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지구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투수 보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불펜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4.47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에서 13위에 그쳤다. 고우석이 영입 후보로 거론된 이유다.

하지만 해당 보도 이후 고우석에 직접적인 관심을 나타낸 팀은 없었고, 고우석과 함께 포스팅에 나선 이정후는 12월 1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면서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두 명의 선수가 계약을 마치면서 투수 FA 시장이 활발해지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고우석의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고우석과 함께 언급된 마쓰이는 지난달 20일 샌디에이고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해를 넘기기 전에 큰 과제를 해결했다.



샌디에이고의 부름을 받은 1995년생 마쓰이는 2014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0시즌 동안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으로 활약했다. 2015년부터 3년 연속으로 3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2019년(38세이브)과 2022년(32세이브)에도 30세이브를 달성했다.

마쓰이는 2023시즌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하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39세이브)를 수확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501경기 659⅔이닝 25승 46패 76홀드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이다.

또한 마쓰이는 2017년과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일본 대표팀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두 대회 통산 성적은 3⅔이닝 무실점으로, 탈삼진은 6개였다.

'MLB.com'은 "마쓰이는 높이나 무기가 독특한 편이다. 키가 작은 왼손잡이인 마쓰이는 스플리터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최고 96마일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2023시즌 5.9%의 볼넷 허용률에도 통산 볼넷 허용률은 10.9%로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볼넷 허용률은 8.3%였다"며 "마쓰이는 지난 10년 여느 일본 불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고 마쓰이의 투구 스타일을 소개했다.

그렇다면, 이미 마쓰이를 영입하면서 마운드를 보강한 샌디에이고가 또 한 번 불펜 강화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팀 사정에 답이 있다.



2023시즌 샌디에이고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80(리그 전체 10위)으로 준수한 편이었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불펜만큼은 그 어느 팀도 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올겨울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팀을 이끌던 불펜투수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재정 악화를 겪으면서 몸집을 줄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주전 외야수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에 떠나보내기도 했다. 올겨울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팀 힐(시카고 화이트삭스), 닉 마르티네스(신시내티 레즈), 루이스 가르시아(LA 에인절스) 등 불펜투수들이 샌디에이고와 작별을 고한 데 이어 '마무리' 조시 헤이더도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상태다. 2024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펜투수 보강은 필수조건이나 다름이 없다. 기존에 있는 자원으로 불펜을 꾸리는 건 쉽지 않다.

여기에 선수의 의지도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차명석 LG 단장은 3일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는데, 고우석이 보내달라고 했고 구단주님께서 허락을 해주셨다"며 "서로 약속한 금액보다는 적었다.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그래도 (선수가) 보내달라고 하니까 구단주님께서 통 큰 결정을 해주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단장 입장에서는 전력이 빠져 나가는 건데, 안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선수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나도 성적의 노예다. 나도 중요하다"라며 쓴웃음을 지은 뒤 "그런데 (선수가) 가겠다는데 어떡하나. 아무 얘기 하지 않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정도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것은 물론이고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고우석이지만, 팀과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허무하게 끝날 것 같았던 빅리그 도전에 반전이 일어났다. 이제는 선수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만 남았다.



◆고우석 2017~2023년 KBO 정규시즌 성적

-2017년: 25경기 26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4.50

-2018년: 56경기 67이닝 3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

-2019년: 65경기 71이닝 8승 2패 1홀드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

-2020년: 40경기 41⅔이닝 4패 1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10

-2021년: 63경기 58이닝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

-2022년: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

-2023년: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

◆고우석 프로 데뷔 이후 국제대회 성적

-2019 프리미어12: 3경기 3이닝 1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2실점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4경기 1패 4⅓이닝 6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3실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출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지난해 개최): 3경기 3이닝 1세이브 4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2실점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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