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미국 언론 '야후스포츠' 선정 올해 MLB FA(자유계약) 결산에서 10위를 차지했다.
야후스포츠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 중에서 1위부터 25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의 순위는 10위였다.
매체는 "(바람의 손자라는) 놀라운 별명을 보유한 발 빠른 외야수 이정후는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전 동료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뒤를 따를 것"이라며 "발목 부상으로 2023시즌 후반기에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기량 발전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필요한 선수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KBO리그는 대체로 (투수보다) 타자 친화적인 특성을 나타내지만, 이정후는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627타석 동안 삼진을 32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타율은 0.349였다"며 "김하성에게 빅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정후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수비에서는 곧바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면 스타가 될 잠재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야후스포츠는 "김하성이 KBO 수준에 대한 잠재적인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길을 닦았고, 시장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외야수가 많지 않았던 점도 이정후에게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017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7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까지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데뷔 첫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까지 뽐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국제대회에서도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냈다.
KBO리그 무대를 평정한 이정후의 시선은 해외로 향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키움 구단에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부 논의를 거친 키움은 올해 1월 초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구단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정후의 해외 무대 도전 선언에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이정후를 지켜봐왔던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올 시즌 이정후가 부상을 당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서도 관심을 내비쳤고,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10월 초 직접 한국에 와서 이정후를 관찰하기도 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가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우리 팀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컨택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 비시즌 동안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지켜봤던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일원이 돼 나를 비롯한 팀원들이 기뻐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원하고 함께하길 바라던 팀"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구단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도 이정후의 행보를 주목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5일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 명확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스타인지 아닌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찾았던 유형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야후스포츠는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FA 결산 1위에 올렸다. 매체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선발투수로 시즌을 보냈다. 다저스는 많은 팬들을 끌어모을 것이고, 그는 명예의 전당 입성을 향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올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내년까지 투수로 나설 수 없는 가운데, 다시 투수와 타자를 함께 소화한다면 타격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위는 '빅리그 투수 최고 보장액'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3위는 '7년 1억 7200만 달러 계약'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조던 몽고메리, 소니 그레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야후스포츠 선정 2023년 FA(자유계약) 결산 상위 25인
-1위: 오타니 쇼헤이
-2위: 야마모토 요시노부
-3위: 애런 놀라
-4위: 블레이크 스넬
-5위: 코디 벨린저
-6위: 조던 몽고메리:
-7위: 소니 그레이
-8위: 맷 채프먼
-9위: 조시 헤이더
-10위: 이정후
-11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12위: 마커스 스트로먼
-13위: 팀 앤더슨
-14위: 클레이튼 커쇼
-15위: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16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17위: 세스 루고
-18위: 마이클 와카
-19위: 루카스 지올리토
-20위: 제이머 칸델라리오
-21위: 호르헤 솔레어
-22위: 리스 호스킨스
-23위: 로버스 스티븐슨
-24위: 미치 가버
-25위: 잭 플래허티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