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우완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의 행선지는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미국 매체 'ESPN' 제프 파산은 30일(한국시간) "보스턴이 지올리토와 2년 총액 3850만 달러(약 500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첫 시즌 이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지올리토는 이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고,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21~2022년에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랬던 지올리토가 올해 들어 부침을 겪었다. 화이트삭스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21경기 121이닝 6승 6패 평균자책점 3.79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다가 7월 말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뒤 6경기 32⅔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6.89로 부진했다.
8월 말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나게 된 지올리토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남은 시즌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6경기 30⅔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7.04로 반등에 실패했다. 결국 지올리토는 33경기 184⅓이닝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이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2023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지올리토는 '불명예' 기록을 쓰기도 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옵타스탯'에 따르면, 지올리토는 1899년 빌 메이지 이후 무려 124년 만에 단일 시즌 세 팀에서 선발 등판해 8실점을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7월 19일 뉴욕 메츠전(3⅔이닝 8실점), 8월 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3⅔이닝 9실점), 9월 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3이닝 9실점) 모두 각각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남긴 성적이다.
하지만 지올리토가 이전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꾸준함을 바탕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지올리토가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왔을 때부터 마운드 보강을 원하는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드러냈고, 보스턴도 그중 한 팀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7일 "미국 매체 '매스라이브'의 크리스 코틸로가 '보스턴은 선발진 보강이 절실한 팀으로, 지올리토에 관심을 보이는 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를 비롯해 여러 FA 선수들이 행선지를 정하는 동안 보스턴은 이렇다 할 영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올 시즌 78승84패(0.481)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킨 보스턴으로선 이대로 2024시즌을 맞이할 수 없었다.
채워야 할 부분이 많긴 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급한 건 역시나 선발진 보강이었다. 올 시즌 보스턴 선발진에서 1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브라이언 벨로(157이닝) 단 한 명뿐이었다. 보스턴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과 이닝은 각각 4.68(22위), 774⅓이닝(27위)으로 모두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 선발진 보강 없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올리토를 품게 된 보스턴이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 투수를 영입하면서 조금이나마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불명예 기록과 개인 한 시즌 최다패로 자존심을 구긴 지올리토가 새로운 팀에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루카스 지올리토 2016~2023년 연도별 MLB 정규시즌 성적
-2016년: 6경기 21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6.75
-2017년: 7경기 45⅓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2.38
-2018년: 32경기 173⅓이닝 10승 13패 평균자책점 6.13
-2019년: 29경기 176⅔이닝 14승 9패 평균자책점 3.41
-2020년: 12경기 72⅓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3.48
-2021년: 31경기 178⅔이닝 11승 9패 평균자책점 3.53
-2022년: 30경기 161⅔이닝 11승 9패 평균자책점 4.90
-2023년: 33경기 184⅓이닝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
사진=AP, AF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