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BO리그 10개 구단은 각종 시상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뒤 비활동기간에 접어들었다. 구단들은 다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고, 선수들은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중에서도 2024시즌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팀들이 눈길을 끈다. 올해 정규시즌을 6위로 마친 KIA 타이거즈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을 5위로 마감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던 KIA는 올 시즌을 6위로 마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체력과 기술 및 뎁스 강화를 통한 팀 전력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지난달 1일부터 4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했다. 젊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주전급 선수들도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당시 김종국 KIA 감독은 "5년 만의 해외 마무리캠프였는데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캠프에는 이창진, 이우성, 박준표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함께해 훈련 집중도가 더 높았다"며 "어느 특정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가 다 잘했고 기량 발전을 보였다. 고참 선수들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어린 선수들이 잘 보고 배우려는 자세도 고무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변화를 향한 KIA의 움직임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KIA는 지난 17일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정해영, 이의리, 윤영철, 황동하, 곽도규 등 총 5명의 투수와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를 보낸다"고 밝혔다.
18일 미국으로 떠난 선수들은 내년 1월 20일까지 바이오 메카닉 모션 캡쳐와 체력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잠시 숨을 고르고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일정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드라이브라인은 바이오 메카닉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으로, 투수들의 구속 향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6일간 일본 도쿄에서 투수 10명이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지난달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NC 다이노스 투수 서의태, 이용준, 신영우가 일본 도쿄에서 드라이브라인 캠프를 소화하기도 했다.
KIA 구단은 드라이브라인에 파견된 선수들이 맞춤형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고 구위를 향상시키길 바라고 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 이번 파견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선수들에게 선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 팀 전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투수 5명 모두 KIA 마운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거나 향후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은 좌완 이의리와 윤영철, 마무리투수 정해영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김종국 감독의 신뢰 속에서 등판 기회를 받았던 황동하와 곽도규도 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KIA 관계자는 "코치들의 경우 선수들과 관계없이 바이오메카닉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간 것이고, 선수들은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부분에서 구단과 방향성이 맞았다고 보면 된다"며 "심재학 단장님이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셨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KIA는 마운드의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젊은 투수가 종종 1군에서 기회를 받곤 했지만, 시즌 내내 그 흐름을 이어간 투수는 거의 없었다.
여러 요소 중에서도 KIA가 가장 바라는 건 역시나 구속 향상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KIA 투수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2.9km/h로 리그 전체 8위였다. 리그 평균(143.8km/h)과 비교했을 때 수치가 낮은 편이었다. KIA가 최근 새 외국인 투수를 찾는 과정에서 강속구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팀 구성원 전체가 2023년의 실패를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중이다. KIA가 2024년에는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