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바로 길고 길었던 인수 사가가 마무리됐다.
맨유가 2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짐 랫클리프 경이 회장으로 있는 이네오스(INEOS) 그룹이 구단 지분의 25%를 취득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랫클리프가 구단의 클래스B 지분 25%를 취득하고 클래스A 지분은 최대 25%까지 취득할 것이며 올드 트래퍼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3억 달러(약 3909억원)의 추가 지원금도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이네오스 그룹이 구단의 축구 운영권을 갖게 된다. 이는 남녀 축구팀과 아카데미를 총괄하는 것이며 맨유 상장 법인과 구단의 이사회 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랫클리프경은 구단을 통해 "로컬보이이자 구단의 평생 서포터로서 나는 맨유 구단의 운영권을 책임지는 데 이사회와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상업적인 성공으로 구단이 항상 높은 수준의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는 동안, 이 잠재력은 최근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우리는 폭넓은 이네오스 스포츠그룹의 글로벌 지식, 전문성, 재능을 가져와 구단의 더 나은 발전을 가져오도록 도울 것이며 올드 트래퍼드 개발이 가능하도록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장기적으로 보고 여기에 왔고 많은 도전과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걸 안다. 우리는 냉혹하고 프로페셔널하게,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이를 대할 것이다. 우리는 보드진, 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팬들을 포함한 구단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구단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헌신할 것이다. 우리가 공유한 열망은 명확하다. 우리 모두 맨유가 원래 있었던 잉글랜드, 유럽, 그리고 세계 축구에서 최상단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약 1년 넘게 끌었던 인수 사가를 이제야 종결했다. 지난해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전에 구단을 소유한 글레이저가가 지분 매각을 시사했다. 이에 셰이크 자심 카타르 이슬람 은행 회장, 그리고 짐 랫클리프 이노에스 그룹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자심은 맨유 지분 인수 100%와 모든 부채 탕감을 주장했고 이노에스 그룹 측은 구단 지분의 69% 인수와 글레이저의 소수 지분 유지를 내세웠다.
팬들에게는 카타르 측 제안이 더 와닿았고 글레이저 가문에게는 소수 지분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이노에스 측이 더 끌렸다.
또 추가적인 제안에서 이노에스 측이 100% 지분 인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인수 금액 자체가 카타르 측과 동일하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이노에스 측이 더 유리한 방향으로 가는 듯 보였다.
지난 7월 카타르가 50억 파운드(약 8조 2518억원) 제안을 건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결국 글레이저 가문도 카타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는 석 달 만에 바뀌었다. 영국 BBC,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들은 15일 "카타르 은행가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가 맨유 인수전에서 물러났다"면서 "카타르는 맨유에 기본 인수금 70억 달러에 15억 달러 상당의 추가 투자 비용을 제안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측이 제시한 최종 금액은 85억 달러로 10조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하지만 글레이저는 이 막대한 액수를 걷어차고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와 원칙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맨유는 랫클리프와 구단 인수에 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보드 진의 비준만 남은 상황이다"라고 사실상 랫클리프의 승리로 맨유 인수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랫클리프는 먼저 맨유 구단 지분의 25%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실제로 랫클리프경은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있는 맨섬에 설립한 자신이 소유한 다른 유한회사 '트로울러'를 통해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 트로울러는 부채 없이 모든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법 이사회는 거래를 승인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LC 주주들이 공개 제안에서 주식을 입찰하고 무엇보다 클래스 B 주식의 양도를 허용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LC 정관 변경을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
공개매수 마감은 프리미어리그 승인과 기타 필요한 규제 승인, 정관 개정 주주 승인 및 기타 관습적 조건에 따라 이뤄진다.
랫클리프경이 소유한 이네오스 그룹은 OGC니스(프랑스), 로잔FC(스위스), 라싱 클루브 아비디안(코트디부아르), 럭비팀 올블랙(뉴질랜드), 포뮬러 1 메르세데스-벤츠 등을 소유했다.
사진=PA Wire,Reuters,AP,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