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동영상 불법 촬영 혐의로 인해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 잠정 배제 징계를 받은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부상 복귀전을 가졌다.
노리치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에 위치한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허더스필드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23라운드 맞대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46경기로 구성된 정규리그 딱 절반에 해당하는 23라운드에서 노리치는 후반 2분 샘 맥칼럼의 헤더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후 후반 28분 보르하 사인스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쐐기를 박으면서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겨갔다.
리그 반환점을 돈 노리치는 승점을 34(10승4무9패)로 늘리면서 8위에 위치했다. 이날 승리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수 있는 6위 헐시티(승점 36)와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반면에 허더스필드는 승점 22(4승10무9패)를 유지해 강등권 바로 위인 21위에서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이날 노리치는 황의조를 후반 29분에 교체 투입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황의조는 지난달 29일 왓포드와의 리그 18라운드 맞대결 때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한 후 5경기 만에 복귀전을 가졌다.
애슐리 반스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황의조는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의조는 약 16분 소화하는 동안 슈팅 2회, 유효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 리커버리 1회 등을 기록했다.
경기에 앞서 황의조는 허더스필드전 선수단에 포함돼 복귀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리치를 이끄는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은 지난 22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황의조는 토요일 경기(허더스필드전)에서 스쿼드에 포함된다"라고 말하면서 황의조가 부상에서 돌아왔음을 알렸다.
부상을 입기 전까지 황의조는 11월 한 달 동안 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2골을 터트렸다. 11월 A매치 일정이 끝난 후 노리치로 복귀한 황의조는 지난달 26일 2023/24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 17라운드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방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오른발로 잘 잡아 세운 뒤 골문 앞에서 실수 없이 꽂아 넣은 훌륭한 골이었다. 황의조의 선제골은 결승골이 되면서 노리치는 승점 3점을 챙겼다.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두자 와그너 감독은 "그에겐 쉽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는 우리와 함께 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축구 선수인가를 증명했다"라며 "황의조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프로페셔널이다. 아울러 경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골을 정말 잘 받아들였고 우리에게 70분 정도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A매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었다"라며 기뻐했다.
QPR전에서 골맛을 맛본 황의조는 이후 왓포드와의 18라운드에서도 1-0으로 앞서가던 중 전반 12분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11월 한 달 동안 2골을 터트리면서 황의조는 구단 11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황의조는 이 득점 이후 부상을 호소했고 결국 전반 16분 반스와 교체 아웃됐다. 황의조가 빠진 후 노리치는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골을 허용하면서 2-3으로 역전패했다.
황의조의 부상에 대해 와그너 감독은 지난 1일 "황의조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뛰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처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와그너 감독이 기다리던 황의조가 돌아오자마자 복귀전을 가지면서 이어지는 연전에 곧바로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허더스필드전을 마친 노리치는 오는 27일 오전 12시 웨스트 브롬미치 앨비온 원정을 떠나고, 30일에 밀월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내년 1월 2일 사우샘프턴과 홈경기를 가지는 숨 가쁜 일정을 앞뒀다.
와그너 감독 입장에선 연말 박싱데이 힘든 일정을 앞두고 황의조가 돌아와 힘이 될 전망이지만, 황의조는 최근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 잠정 배제 징계를 받았기에 그의 복귀전은 국내에서 또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전 연인과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국민적 비판에 휩싸이자 대한축구협회가 별도 회의를 열어 그에 대한 수사 뒤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국가대표에서 뽑지 않겠다고 결의한 것이다.
황의조는 지난 6월 자신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가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논란이 일자 삭제하는 일을 겪었다. 이어 같은 달 26일엔 황의조가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5개월이 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달 17일 황의조를 불법 촬영 혐의로 소환 조사하면서, 사건을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어 지난달 21일 황의조의 촬영물에 나온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황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고 주장했다.
황의조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합의하에 찍은 촬영임을 거듭 강조했지만, 논란이 거세졌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통해 현재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라며 황의조를 계속 국가대표에 발탁할 뜻을 내비쳤던 클린스만 감독도 결국 대한축구협회 결정에 동의했다.
이후 노리치는 황의조를 계속 쓸 뜻을 누누히 밝혔다. 와그너 감독은 QPR전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를 다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며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다. 황의조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와그너 감독은 결국 황의조를 선발 투입했고 그는 2연속 골로 보답했다.
그러나 이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당했고, 경찰은 그의 또다른 동영상 저장 장치를 포렌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점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사진=노리치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