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도전 중인 맨체스터 시티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승리를 놓치면서 우승 가능성이 안갯 속으로 빠졌다.
맨시티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내줘 2-2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3연패에 성공한 맨시티는 전무후무한 4연패에 도전 중이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을 때 3시즌 연속 우승만 2번(1999~2001, 2007~2009) 했을 뿐, 4연패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맨시티의 최근 경기력이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4연패 달성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팰리스전 무승부를 포함해 맨시티는 최근 리그 6경기에서 1승 4무 1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승점을 제대로 쌓지 못했다.
홈팀 맨시티는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골문을 지켰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네이선 아케,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은 로드리와 리코 루이스가 지켰고, 2선에 잭 그릴리쉬, 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가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훌리안 알바레스가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팰리스는 5-4-1로 맞섰다. 딘 헨더슨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타이릭 미첼, 마크 게히, 요아킴 안데르센, 조엘 워드, 나다니엘 클라인가 백5를 구성했다. 중원엔 제프리 슐루프, 자이로 리데발트, 크리스 리차즈, 마이클 올리스가 출전했고, 최전방에서 장필리프 마테타가 맨시티 골문을 노렸다.
이날 맨시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은 팰리스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재 리그에서만 14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홀란은 지난 7일 15라운드 애스턴 빌라 원정을 치른 후 발에 경미한 부상을 입는 바람에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최근 3경기 연속 휴식을 취했다.
홀란 없이 경기를 시작한 맨시티는 전반 24분 간결한 연계 플레이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센터백 디아스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고, 디아스의 패스를 받은 포든이 곧바로 박스 안에 있던 그릴리쉬 앞으로 패스를 넣었다. 이후 그릴리쉬는 공을 잡지 않고 다이렉트 왼발 슈팅을 때리면서 팰리스 골망을 흔들었다.
그릴리쉬 선제골로 전반전을 1-0으로 마친 맨시티는 후반 9분 루이스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골대 앞 혼전 상황 속에서 루이스는 공에 오른발을 갖다 대는데 성공하면서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팰리스전 추가골로 2004년생 맨시티 유망주 루이스는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팰리스가 만회골을 터트리면서 그라운드 안에 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슐루프가 잡아 박스 안까지 들어왔다. 슐루프는 디아스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이 패스를 마테타가 맨시티 골대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추격골을 내준 맨시티는 후반 정규시간이 종료될 때까지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승점 3점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중 2분이 흐른 가운데 페널티킥을 내준 건 포든이었다. 포든은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기 위해 있는 힘껏 킥을 날렸는데, 이때 마테타가 포든이 공을 밖으로 보내기 전에 한 발 먼저 발을 뻗어 공을 걷드리는데 성공했다.
마테타가 공을 먼저 건드리면서 포든은 공이 아닌 마테타 정강이를 차버렸고, 심판은 주저 없이 팰리스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얻은 귀중한 페널티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올리스는 침착하게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을 속이고 골망을 흔들면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팰리스의 동점골이 터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종료되면서 양 팀은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맨시티는 승점을 34(10승4무3패)밖에 늘리지 못해 4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대로 맨시티 원정에서 극적인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챙긴 팰리스는 승점 17(4승5무8패)이 되면서 15위로 올라섰다.
맨시티가 홈에서 무승부를 거두자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맨시티의 우승 희망에 타격을 일격을 가했다"라며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시즌 연속 우승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날 무승부로 맨시티는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37)과의 승점 차가 3점이 됐다. 만약 리버풀이 오는 1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17라운드 노스 웨스트 더비에서 승리한다면 승점 차는 6점으로 벌어진다.
또 아스널(승점 36)과 애스턴 빌라(승점 35)도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를 잡아 맨시티의 선두권 등극을 막아서면서 올시즌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내줘 승점 3점을 놓치자 맨시티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실수로 인해 승점 2점을 줬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라며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린 박스 안에서 벌을 받았는데, 그 자리에선 좀 더 침착했어야 했다"라며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 장면에서 배워서 앞으로 나아가 다음으로 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팰리스전에서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둔 맨시티는 이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자격을 얻은 맨시티는 오는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보)와 대회 준결승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BBC 홈페이지,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