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 기소를 받아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지만 능숙한 화술과 함께 '탈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타는 지난달 초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만났다. 경기는 0-1로 패배했다. 아르테타는 패배에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뉴캐슬에게 골을 허용할 때 오프사이드와 골라인 아웃 등 여러가지 논쟁적인 측면이 있었음에도 결국 득점이 인정됐다는 것이 아르테타에게는 쓰게만 느껴졌다.
결국 아르테타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부끄럽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심판을 향해 맹비난했고 이는 FA 즉각 기소로 이어졌다. FA와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청문회 등을 통해 징계를 논의한 아르테타는 결국 15일 최종적으로 무징계를 판결받으며 자유로운 몸이 됐다.
이러한 결과에 아르테타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무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됐어야 할 일"이라며 "매우 원활히 진행된 절차를 밟았다"고 전했다.
그는 "잉글랜드축구심판기구(PGMOL)와 나 사이에서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며 "감독이 경기 결과에 대해서 압박을 느낀다는 점을 설명했고 이는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은 14명의 감독들이 (경질되어) 일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에 감독들 모두 결과에 집중해야한다"며 "결과가 (일자리를 좌우할만큼) 중요하면 우리는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심판들을 대변하는 PGMOL과 담판을 지은 셈이다.
그는 청문회에서 "열린 자세로 축구를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나는 우리가 축구를 발전시킨 방향에 대해서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심판과의 갈등을 잘 풀었다는 이야기다.
한 기자는 그에게 다시 되돌아간다면 또 똑같이 행동할 것인지 물었고 아르테타는 "그런 가정은 무의미하다. 난 이미 내가 할 말을 했고 내 발언에 대해서 충분히 변호했다"며 더 이상 관련된 논란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최근 유럽 축구계에서 심판 권위 증진에 대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달 초에는 튀르키예에서 경기장에 난입해 심판의 얼굴을 가격한 구단의 회장이 등장하기도 했고 아마추어, 세미프로 등지에서 활동하는 축구 심판들은 주기적으로 신체에 위협을 받는 행동을 당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달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얼굴에 주먹질을 당해 턱뼈가 함몰된 하부리그 심판과 커터칼로 위협을 받은 심판 두 명을 소개하며 "심판 처우가 개선되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PGMOL의 수장 하워드 웹 의장 또한 14일 튀르키예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되새기며 "영국 내에서도 이러한 행위를 근절해야한다. 하부리그에서 이런 행위를 뿌리뽑으려면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부터 모범을 보여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심판과 축구 팀들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가운데 아르테타 또한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무징계로 끝났다. 다시 한 번 심판 관련 논쟁은 '진흙탕'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스널은 오는 17일 오후 11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리그 17라운드 홈경기로 팬들의 앞에서 우승을 향한 경쟁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최근 2경기 무승을 거두고 있는 아스널은 1위 리버풀을 잡고 선두 탈환 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