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김기동 감독의 후임으로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포항은 15일 제13대 사령탑으로 박태하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을 뽑았다고 발표했다.
1991년 프로 선수로 데뷔한 박태하 감독은 2001년까지 포항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한 '원조 원클럽맨'이다. 박태하 감독이 선수로 활약한 기간 포항은 K리그 우승 1회(1992), 대한축구협회(KFA)컵 우승 1회(1996),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1996/97, 1997/98) 등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K리그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1992)을 수상하는 등 줄곧 포항의 주전이었던 박태하 감독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9시즌 동안 K리그 통산 261경기 46골 37도움을 기록해 포항 팬들로부터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했다.
박태하 감독은 선수 은퇴 이후 2005년부터 포항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코치로서 파리아스 감독과 함께 포항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부터 2011년까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코치와 수석코치를 맡아 지도했다. 2012년에는 FC서울 수석코치로서 팀의 K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2015년 중국 갑급 리그(2부) 옌볜을 맡게 된 박태하 감독은, 전년도 강등 위기를 겪었던 팀을 이끌고 갑급 리그를 우승하며 팀을 중국 슈퍼 리그(1부)로 승격시켰다. 이후 2018년까지 옌볜을, 2019년까지는 중국 여자대표 B팀을 지휘하며 중국 축구계에서 활약했다.
2020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K리그 기술위원회 기술연구그룹(TSG)에서 최신 축구 전술의 흐름을 연구해 왔다. 지난 2년간은 동계 전지훈련 기간마다 K리그 각 팀의 감독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포털 사이트에 칼럼을 기고할 정도로 기술위원장으로서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포항은 내게 의미 있는 곳이다.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포항을 잊고 산 적이 없다"고 소감을 밝힌 박태하 감독은 "이런 포항에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어 영광스럽고 반갑다. 최선을 다해 포항의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포항은 지난 14일 김기동 감독과의 약 3년 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2023시즌 FA컵 우승으로 포항에 10년 만의 트로피를 안겼다. 2021시즌엔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동아시아 최강 팀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은 14일 FC서울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선수시절부터 지도자로 함께했던 24년간 포항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손편지를 통해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 간 포항에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 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합니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서 FC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 망므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 감독은 "제게는 또다른 도전과 과제들이 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픕니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합니다"라면서 "프로 선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 스틸러스가 있었습니다. 더 큰사람으로 다시 여기서 뵙게 될 날을 꿈꾸겠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 박태하 감독 주요 프로필
1968년 5월 29일, 경북 영덕 출생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2020~2023)
중국 여자대표 B팀 감독(2018~2019)
중국 옌볜푸더 감독(2015~2018)
FC서울 수석코치(2012)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수석코치(2010~2011)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코치(2007~2010)
포항스틸러스 코치(2005~2007)
포항스틸러스 선수(1991~2001), 원클럽맨
사진=포항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