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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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에필로그②] 동남아 팀들과도 힘겨운 승부…리그 국제경쟁력은 하락?

기사입력 2023.12.12 06:3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3년은 K리그 구단들의 국제 경쟁력이 내려가고 있음을 확인한 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이 기존 춘추제에서 추춘제가 바뀐 가운데 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해 출전한 4팀 중 포항을 제외한 3팀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예전엔 당연히 이길 것으로 여겨졌던 동남아 팀에도 곧잘 패하는 충격적인 일도 겪었다.

2023/24 ACL에선 지난해 K리그1에 1~4위를 차지한 울산과 전북, 포항, 인천이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추춘제로 바뀌면서 포항은 조별리그 6경기를 다 치렀고, 울산과 전북, 인천은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놓고 있다.

이 중 K리그 자존심을 지키며 순항한 팀은 포항 한 팀 뿐이다. 포항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일본 최고 명문인 우라와 레즈를 홈과 원정에서 각각 2-1, 2-0으로 잡는 등 5승 1무를 기록하며 J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021년 대회 준우승팀은 포항은 개개인의 전력에서 우라와는 물론 중국의 우한 싼전에도 앞선다고 볼 수 없었지만 김기동 감독 아래 다져진 조직력과 화끈한 공격 축구로 4경기 만에 조 1위를 확정짓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나머지 3팀은 동남아 팀들에 발목이 잡히거나 중국팀과의 2연전을 모두 패하면서 12~13일 열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 따라 16강행 운명이 갈리는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



우선 지난해 K리그1 챔피언 울산은 일본 가와사키 원정에서 0-1로 패하더니 지난달 7일 말레이시아를 대표해서 출전한 조호르 다룰 타짐에 후반 42분 결승포를 얻어맞고 1-2로 졌다. 조호르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국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놓은 팀이지만 기본적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축구 수준을 생각하면 패배를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울산은 한 장소에서 조별리그가 모두 열렸던 2022년 ACL에서도 조호르에 상대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진 적이 있다. 이어 올해도 조호르 적지에서 또 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미 울산이 속한 I조 1위는 가와사키에 내줬고, 2위는 확정지었는데 현재 승점 9인 울산은 12일 가와사키와 홈 경기에서 승점을 더 얻어야 동아시아 5개조(F~J조) 2위팀 중 상위 3팀에 주어지는 16강행 와일드카드를 거머쥘 수 있다.

전북은 이보다 더해서, '최고의 조편성'이라는 분석에도 동남아 구단에 충격패를 당해 F조 1위에 실패하는 치욕을 겪었다. 전북은 중국, 일본 구단들을 모두 피한 가운데 방콕 유나이티드(태국), 라이언 시티(싱가포르), 키치(홍콩) 등 동남아 3팀과 한 조에 들어갔다.

누가 보더라도 ACL 2회 우승의 저력을 갖고 있는 전북의 조 1위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그렇지 않았다. 방콕 원정에서 2-3으로 진 전북은 더 나아가 지난달 8일 라이언 시티 원정에서는 0-2로 완패해 충격을 던졌다.



3승 2패(승점 9)로 F조 1위가 좌절됐고 2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이미 16강행을 확정지은 방콕 유나이티드와의 13일 홈 경기에서 이겨야 울산처럼 와일드카드 확보를 점칠 수 있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산둥 타이산(중국), 카야(필리핀)과 G조에 들어간 인천은 일본 명문 구단 요코하마를 두 번 다 잡고도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산둥에 2경기를 모두 져 16강행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13일 카야를 원정에서 이기고, 같은 시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요코하마-산둥 결과에 따라 1위부터 3위까지의 순위가 전부 열려 있다. 다만 산둥이 3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 한 1위는 어렵다.

울산과 전북 등 지난 10년간 K리그를 호령했던 팀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0위권 안팎인 동남아 구단들과의 승부가 힘겨워 16강행을 놓고 마지막까지 살얼음판을 걷게 된 것이다. 동남아 팀들이 이제는 좋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쓰기 때문이란 항변도 있지만 기본적으론 한국과 다른 나라의 국내 선수간 기량 차가 줄어들다보니 원정에 가서 참패하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는 2025년 여름에 열리는 클럽월드컵에 티켓을 총 32장으로 늘린 뒤 아시아에 4장을 배정했다.

하지만 K리그 국제경쟁력이 정체 내지 하락하는 상태에선 클럽월드컵 진출은 고사하고 ACL 상위권 노크도 갈수록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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