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최초로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이 위기에 직면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8승5패·승점 25)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KB손해보험(2승12패·승점 10)과의 홈경기를 치른다.
대한항공은 직전 경기였던 7일 우리카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배하면서 시즌 두 번째 2연패에 빠졌다. 그러면서 선두 우리카드와 2위 대한항공의 격차가 승점 4점으로 벌어졌다.
대한항공으로선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자리를 비운 게 아쉽기만 하다. 링컨은 7일 우리카드전을 위해 팀 훈련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허리 부상을 입었다. 그 여파로 10일 KB손해보험전까지 코트에 나설 수 없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링컨의 출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NO"라고 단호하게 답한 뒤 "현재 링컨의 몸 상태는 그렇게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임동혁이 링컨의 공백까지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확실한 건 (임)동혁이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것이다. 그건 변함이 없다. 대표팀에 뽑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임동혁에게는) 소중한 기회"라며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도 훈련 과정에서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게 희소식이 있다면, 허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정지석이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이다. 정지석은 7일 우리카드전에서 교체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 팀에 필요한 것들에 있어서 (정)지석이가 자신의 역할을 잘해줬다. 오늘 경기에서도 본인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지석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계속 훈련하긴 했지만, 훈련과 경기는 또 다르지 않나. 몸 상태나 움직임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3위 한국전력(8승6패·승점 24)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여기에 4위 삼성화재(9승5패·승점 23), 5위 OK금융그룹(8승7패·승점 22)도 대한항공의 뒤를 바짝 쫓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마저 패배한다면 시즌 첫 3연패와 함께 2위 사수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를 이기든 지든 훈련 강도에는 변함이 없고, 늘 같은 훈련량을 소화한다. 살짝 변화를 줄 순 있어도 볼 1~2개 때문에 (훈련 강도를) 바꾸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선수들이 몇 년 동안, 또 지난 비시즌 동안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걸로 행복하다"며 선수들에 신뢰를 보냈다.
대한항공을 만나는 최하위 KB손해보험은 6일 OK금융그룹을 상대로 12연패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1라운드 한국전력전 이후 무려 50일 만의 승리였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팬들과 선수들 모두 기뻐했고, 김홍정 등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실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취재진을 보고 놀란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연패 탈출을) 축하해주러 오신 건가요"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눈물에 나도 충분히 공감하고, 인터뷰할 때 감정이 좀 올라왔다. 감독이라 그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기가 좀 그랬다"며 "12연패를 끊음으로써 안도하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중요하다고 계속 얘기했고, 선수들도 무슨 뜻인지 아는 만큼 점차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각각 2-3, 1-3으로 대한항공에 패했던 KB손해보험은 시즌 첫 연승을 정조준한다. 후 감독은 "링컨이 없어도 임동혁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쪽을 봉쇄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했고, (거기에 맞춰) 훈련했다"며 "(4년 전 12연패 탈출처럼) 흐름이 이어졌으면 하지만, 배구라는 게 실력 차가 나면 승패가 갈리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선수들에게는 OK금융그룹전 때의 기분과 흐름, 그때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라고 전달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갈비뼈 골절 이후 회복 중인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후인정 감독은 "본인은 어느 정도 회복했기 때문에 빨리 복귀해 같이 경기장에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경기 중에 위험한 순간이 올 수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을 갖자고 했다"며 "전체적인 훈련 소화는 어렵고, 빠르면 다다음주 정도부터 경기장에 함께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4라운드부터는 경기에 출전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