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데일리 스포츠'가 최일언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집중 조명했다.
'데일리 스포츠'는 8일 "한국 야구계에서는 최일언 코치의 이름을 따서 '일언 매직'이라는 별명으로 그를 부른다"며 "최일언 코치는 뛰어난 지도력으로 수많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고 프리미어12, 도쿄 올림픽 투수 코치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재일교포 출신인 최일언 코치는 1961년생으로 센슈대학을 졸업한 뒤 1984년 KBO리그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하며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 생활 2년차였던 1985 시즌 38경기 144⅔이닝 10승 14페 3세이브 평균자책점 2.43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베어스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1986 시즌에는 33경기 222⅔이닝 19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8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승률 0.826으로 리그 1위에 오르며 KBO리그 출범 초창기 빼놓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240경기 1115⅓이닝 78승 57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2.87이다.
은퇴 후에는 곧바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3년부터 2003년까지 두산, 2004~2005년 한화 이글스, 2006~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12~2018년 NC 다이노스, 2019~2020년 LG 트윈스까지 쉼 없이 투수들을 지도해왔다.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베어스 시절 1995, 2001년, SK 시절에는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신생팀 NC에서는 팀이 1군 진입 2년차였던 2014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 4년차였던 2016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2019년부터는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로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지난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는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각각 금메달, 준우승의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금메달 결정전에서 문동주(한화 이글스)의 선발투수 기용, 최지민(KIA 타이거즈)-박영현(KT 위즈)-고우석(LG 트윈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역할 분배를 통해 2-0 완승을 이끌어냈다.
'데일리 스포츠'는 최일언 코치가 일본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보여준 장면을 주목했다. 한국은 당시 선발투수로 나선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1회말 선두타자 오키바야시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뒤 초구, 2구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이때 최일언 코치는 더그아웃에서 나와 마운드로 향했다. 이의리는 최일언 코치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안정을 찾았고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몫을 해냈다.
'데일리 스포츠'는 "이의리가 일본전에서 1회말 선두타자 오카바야시에게 볼넷을 내줬다고는 하지만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로 향할 때 투구수는 8개뿐이었다"며 "이런 타이밍에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가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일언 코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의리에게 무슨 말을 건넨 뒤 엉덩이를 펑펑 때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며 "이의리는 이후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6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호투했다"고 돌아봤다.
'데일리 스포츠'는 이와 함께 APBC 결승전에서 최일언 코치의 모습도 되짚었다. 한국 선발투수 곽빈이 2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일본 타자 후지와라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곽빈을 안정시켰고 곽빈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회까지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데일리 스포츠'는 "APBC가 끝난 뒤 최일언 코치에게 어떤 말을 해야 투수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물어봤다"며 "최일언 코치는 투수의 가장 좋은 몸 상태, 움직임은 투수의 머리에 들어 있다. 마운드에서는 혼란스럽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점 하나만 전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최일언 코치는 이의리에게 하체를 과감하게 쓰라고 했다. 곽빈의 경우 자신의 타이밍으로 던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만루 상황에서는 발을 들고 느긋하게 던지라고 했다"고 최일언 코치의 발언을 옮겼다.
'데일리 스포츠'는 최일언 코치의 이력도 자세히 소개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로 일본명은 야마모도 가즈히코, 시미노세키상고 재학 시절에는 고시엔에 출전한 경력을 가졌다고 전했다.
최일언 코치가 센슈대학 후배인 니시다테 코타의 성장을 도운 부분도 강조했다. 최일언 코치가 지난해부터 모교 센슈대학에서 니시다테 코타의 투구 밸런스를 잡아준 일화를 소개했다.
2001년생인 니시다테 코타는 188cm, 92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정통파 우완이다. 2023년 드래프트 전체 1위로 야쿠르트 스왈로즈 유니폼을 입고 일본 프로야구(NPB)에 입단하면서 2024 시즌 프로 데뷔를 준비 중이다.
최일언 코치는 '데일리 스포츠'를 통해 "선수가 변해가는 것은 재미있다. 가르칠 때는 내 아들로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마주하고 있다"며 "물론 이론도 필요하다. (선수 기량을) 비틀어 엎을 정도의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가르칠 수 없다"고 자신의 지도 철학을 밝혔다.
'데일리 스포츠'는 "최일언 코치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고 치켜세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