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고비 때마다 범실 속출, 기본기 부족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흥국생명 9연승 행진의 희생양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16-25 22-25 17-25)으로 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15일 한국도로공사전 1-3 패배부터 시작된 연패가 6까지 늘어났다. 지난 1일 광주 홈 경기에서 흥국생명에게 풀세트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던 가운데 나흘 만에 펼쳐진 리턴 매치에서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패배로 6위 한국도로공사(3승 9패, 승점 12) 추격에 실패했다. 시즌 2승 11패, 승점 6점에 그대로 머무르며 최하위 탈출이 더욱 힘겨워졌다.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부터 범실 7개를 쏟아내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야스민이 5득점, 하혜진이 4득점, 이한비가 2득점을 올렸지만 잦은 범실 속에 초반 흐름을 흥국생명에게 뺏겼다.
2세트는 특히 아쉬웠다. 11-7로 4점 리드를 잡고도 동점을 허용한 뒤 18-18에서 범실 2개로 19-21 열세에 몰렸다. 21-22에서는 박사랑의 블로킹 네트터치 범실로 1점을 더 헌납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고 결국 22-25로 2세트까지 흥국생명에 뺏겼다.
3세트도 승부처에서 무너졌다. 16-16에서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화력 싸움에서 밀려 순식간에 스코어가 벌어졌고 17-25로 고개를 숙였다.
야스민이 팀 내 최다 14득점을 기록했지만 범실 6개, 공격 성공률 23.53%, 공격 효율 5.88%로 기대에 못 미쳤다. 박정아 역시 10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 32.14%로 썩 좋은 경기력이 아니었다.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마무리가 실망스러웠다. 게임 중에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 부분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일 흥국생명전과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를 코트에서 실행했느냐 하지 못했느냐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조 트린지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페퍼저축은행이 발전 중이라는 팀이라는 걸 강조했다. 많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는 점에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 트린지 감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대는 팀의 발전이다. 우리가 1, 2라운드와 비교하면 경기력이 확실하게 발전했지만 결과, 수치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는 결과로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조 트린지 감독은 팀이 6연패에 빠지면서 페퍼저축은행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재확인했다.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트린지 감독은 "V리그는 좋은 수준의 팀과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페퍼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으면서 예상했던 부분도 있고 차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생각했던 것과 동일하다"며 "일단은 내가 생각하는 수준까지 우리 팀을 발전시키는 게 급선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