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팀의 레전드도 등을 돌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황금기를 누렸던 레전드 수비수 게리 네빌이 더 이상 맨유의 경기를 중계하거나 시청하고 싶지 않다는 폭탄 발언을 던졌다. 그만큼 맨유의 경기력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영국 매체 '더 선'은 4일(한국시간) 네빌이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방송에 출연해 전한 발언을 보도하며 "네빌은 자신의 친정팀 경기가 지루해졌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맨유는 지난 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경기서 0-1 패배를 당했다. 경기력은 저조했다. 전후반 합쳐 점유율은 40% 내외를 겉돌았다. 단 8개의 슈팅에 그치며 기회조차 많이 창출하지 못했다. 그에 반에 뉴캐슬은 22회의 슈팅, 그 중에서도 4번의 큰 기회를 만들며 기대득점(xG)을 2.5까지 끌어올리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맨유의 모습에 팀의 레전드도 참담한 심정뿐이다.
네빌은 '스카이스포츠'와의 방송에서 "맨유 경기력은 수준이 매우 낮았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악순환에 갇힌 것 같다. 감독을 향한 원성과 비판이 들끓고있다"고 발언한 네빌은 "감독이 대상이 되면 팬들은 '모셔온 감독을 내칠 순 없다'며 선수들을 내보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후에는 구단주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쏜다"며 몇 년간 지속된 맨유의 암울한 상황을 전했다.
네빌은 "이런 상황이 지루하고 지친다"며 "맨유의 경기를 해설하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다. 아마도 축구단에 내릴 수 있는 가장 슬픈 판단이 아닐까 싶다"며 친정팀에 대해 질린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지난 몇 주간 '이제는 충분하다'며 맨유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직업 정신'때문에 맨유의 경기는 계속 봐야한다. 오는 7일 첼시와 맨유의 리그 15라운드 경기가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수요일에 열린다. 네빌은 "또 수요일이 되면 맨유 경기를 봐야할 것이다. 이것이 삶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오늘은 정말 보기 싫은 날이었다. 정말 슬픈 일"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경기 일정도 맨유에겐 썩 좋지 못하다.
맨유는 첼시와의 경기 후 AFC 본머스와 리그 16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이후에는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희망이 걸려 있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홈 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2위 리버풀과 악명 높은 노스웨스트 더비를 원정에서 벌인다.
모든 경기들이 3~4일 간격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네빌이 다음 경기 일정에서 큰 기대를 갖지 않는 이유다.
네빌은 "난 맨유를 사랑하고 축구가 주는 흥분을 사랑한다. 하지만 2주 뒤 있을 리버풀과의 원정경기가 벌써부터 두렵고 당장 수요일에 있을 첼시와의 경기도 두렵다"며 "맨유는 우리의 자신감을 상실하게 했다.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