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정현 기자) 울산현대 첫 2연패를 이끈 홍명보 감독이 우승의 공을 구단과 선수들에게 돌렸다.
울산은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맞대결에서 설영우의 결승 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미 35라운드 대구FC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지은 울산은 라이벌 전북과의 더비 경기마저 잡아버리며 대관식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은 지난 1983년 창단 이후 최초로 리그 2연패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1996, 2005시즌 우승 후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며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 울산은 이제 2연패라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진입했다. 리그 2연패는 수원삼성(1998~1999), 성남 일화 천마(1993~1995, 2001~2003), 전북현대(2014~2015, 2017~2021), 총 세 팀만 갖고 있었던 영광이다. 이 영광의 제단에 울산도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우승을 확정을 지은 상태였다. 특히 상대는 동기부여(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가 있는 경기여서 우리 입장에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준비한 대로 했다고 생각한다"며 "1년간 오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를 팬들 앞에서 이겨 승리했다. 대관식을 앞두고 승리해 좋은 분위기에서 (세리머니를) 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부임)3년 차다. 그간 울산이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매번 지는 팀에서,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이제 이기는 팀으로 성장했다. 올해의 경우 작게는 라이벌 매치에 승점을 갖고 온 점도 울산이 우승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아낌없이 성원해 준 팬 여러분들도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두 번째 우승을 맞이한 홍 감독은 "트로피를 드니 실감이 났다. 확정은 지었지만, 트로피를 들지 않았는데 들고 나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기희가 정승현과 같이 트로피를 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은 올해 주장을 나눠서 수행했다. 홍 감독은 "정승현도 많이 고생했다. 중간에 SNS 사건으로 마음 고생을 했다. 그렇다 보니 주장단을 교체해 김기희가 어려운 시기에 잘 팀을 이끌어 줬다. 두 선수 다 1년 동안 전체적으로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두 선수가 같이 세리머니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울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관중 동원도 성공적이었다.
홍 감독은 "관중이 많이 오려면 축구가 재밌어야 하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경기를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재밌는 경기와 결과를 서비스하지 않고 오시라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꾸준히 선수단, 프런트가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조금씩 성장하고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번 우승이 개인적으로 어떤지 묻자, 홍 감독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내 우승이라기보다 울산과 선수단, 팬들의 우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물론 지난해 17년 만의 우승과 1년 만에 다시 우승하는 건 엄청난 차이다. 17년간 못 한 걸 1년 만에 다시 한 건 엄청난 일이다. 문제점을 고치고 개선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이 팀에 헌신했다는 생각이다. 이 우승은 앞으로 울산 현대에 있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성장하는 데 울산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계획에 대해선 "조금씩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ACL까지 마친 뒤 다음 스텝을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영권은 2023시즌 MVP 후보로 올랐다. 홍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김영권에 대해 "내 축구를 잘 이해하는 선수다. 한국에서 좋은 수비 능력을 갖고 있어 김영권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금 팀의 맏형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MVP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선수 중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생각한다. 향후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해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나이도 있다. 적절하게 판단해서 그런 점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에 정상 컨디션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권의 대표팀 거취에 대해서 거론하자, 홍 감독은 깜짝 놀라며 "대표팀은 은퇴를 시킨다고 시킬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표팀 소집이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휴식 때 판단하고 아시안컵 끝나면, 우리가 ACL 16강 진출의 경우 2월 16일 경기가 있는데 그 경기는 어려움이 있다. 그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