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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에게 90도 인사받은 통역…한동희 매니저 "페디를 만난 것, 최고의 영광" [인터뷰]

기사입력 2023.12.03 08:0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최고의 외인 곁엔 멋진 동료가 함께였다.

NC 다이노스 한동희 매니저는 올해 선발투수 에릭 페디의 통역을 맡아 입이자 귀가 돼줬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페디의 곁을 지켰다. KBO 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페디는 역대급 활약으로 화답했다. 한동희 매니저는 "빛나는 선수와 함께해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힘줘 말했다.

페디는 올 시즌 총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자랑했다. 209탈삼진을 더해 '20승-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외국인선수 최초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부문 타이틀 홀더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선동열(1986·1989·1990·1991년·해태), 류현진(2006년·한화), 윤석민(2011년·KIA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4번째이자 외인으로는 처음이다.

각종 트로피를 맞이했다. KBO 시상식서 5관왕에 올랐다. 영예의 KBO MVP를 비롯해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투수 부문 수비상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NC 소속으로는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2번째이자 8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페디는 NC 구단과 선수단, 가족,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동희 매니저도 빼놓지 않았다.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며 예우했다.

한 매니저는 "페디는 올 시즌 내내 정말 잘했다. 나도 페디의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잘할 때마다 내 이름을 자주 언급해 줬다.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 너무 뭉클해 복받치는 감정을 참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를 만났던 것 같다. 난 복받은 사람이다. 페디에겐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강조했다.




친형제처럼 막역한 사이였다. 한 매니저는 "페디가 장난을 많이 쳤다. 말로 할 때도 있지만 몸으로 부딪치기도 했다"며 "페디는 남동생이 있고 나는 친형이 있다. 남자 형제들끼리 티격태격하며 자라 우리 둘 다 장난기가 많았다"고 미소 지었다.

페디에게도 고비가 있었다. 정규시즌 막바지 타구에 팔을 맞았다. 피로 누적까지 겹쳐 포스트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1경기에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챙겼다.

한 매니저는 "페디는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였다. 옆에서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그저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 했다"며 "낯선 타국에 와 자신의 편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했다. 페디에게 '난 네 편이야'라는 표현을 자주 했다. 매니저로서, 형제이자 친구로서 페디를 진심으로 가족이라 여겼다"고 전했다.
 
페디는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NPB)도 선택지 중 하나다. NC는 다년계약을 포함한 최고 대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 매니저는 "페디가 앞으로 어느 리그에서 뛰든 부상 없이 200이닝을 소화하며 더욱더 대단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 야구선수이기 전에, 진정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훨씬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응원을 보냈다.

한 매니저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부터 통역 일을 시작했다. 2021~2022시즌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 몸담았다. NC와는 지난해 연을 맺었다. 투수 웨스 파슨스, 맷 더모디를 담당했다. 올 시즌엔 페디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NC 다이노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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