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잉글랜드 축구사 다시 썼다…UCL 5경기서 14실점 '최초'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별들의 전쟁'에서 다시 한번 대량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맨유는 30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알리 사미 옌 스포르 콤플락시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5차전 맞대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맨유는 조별리그 추첨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 FC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이자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 뮌헨이 조기에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남은 티켓 1장을 두고 3팀이 경쟁을 펼치게 됐다.

16강행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승점 3점이 절신한 맨유는 이날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실점을 하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는 먼저 두 골을 넣으며 원정에서 리드를 가져왔다.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라스무스 회이룬이 패스를 주고 받았고, 브루누의 패스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왼쪽에서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골키퍼 머리 위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전반 18분엔 페르난데스가 박스와 거리가 있는 먼 공격 진영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고, 이것이 다시 갈라타사라이 수문장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 머리 위를 지나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갈라타사라이는 짧은 시간 안에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전반 28분 박스 앞에서 얻은 프리킥을 하킴 지예시가 오나나를 속이는 허를 찌르는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벽을 넘기는 대신 옆으로 돌려서 차며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시선을 속였다. 

한 골차 리드를 갖고 후반을 맞이한 맨유는 후반 10분 우측면 침투에 성공한 애런 완-비사카가 곧바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스콧 맥토미니가 넘어지는 와중에도 골문 쪽으로 밀어 넣어 팀의 세 번째 골에 성공했다. 무슬레라 골키퍼와 가까운 쪽 포스트 사이를 정확히 찔러 넣었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는 지예시의 마법이 다시 빛을 발했다. 후반 16분 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지예시가 감각적으로 감았다. 오나나가 이를 쳐내려다 실수를 범하면서 공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흐름을 탄 갈라타사라이는 끝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5분 우측면에서 넘어온 지예시의 패스를 교체 투입된 케렘 아크튀르콜루가 엄청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오나나를 뚫었다. 오른쪽 골문을 정확히 찌르면서 균형을 맞췄다. 

맨유는 다시 앞서가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39분 브루누가 박스 중앙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이것이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한편, 2골 앞서 있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하자 맨유 팬들은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올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불안한 수비력으로 인해 5경기 동안 1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1차전인 뮌헨 원정에서 3-4로 패한 맨유는 이후 갈라타사라이와의 홈경기에서도 2-3 역전패를 당했다. 3차전인 코펜하겐과의 홈경기 때 드디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1-0 신승을 거뒀지만, 곧바로 4차전 코펜하겐 원정에서 2골을 먼저 넣었음에도 3-4로 역전패했다.

5차전인 갈라타라사라이 원정에서 다시 한번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3번째 역전패를 당한 가운데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총 14실점을 허용해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 중 챔피언스리그 첫 5경기에서 14골이나 실점한 클럽은 맨유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맨유(1994/95)와 토트넘 홋스퍼(2019/20)가 최다 실점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맨유가 갈라타사라이전 3실점으로 자기 자신과 토트넘의 기록을 넘었다.

16강을 향하는 관문에서 너무 많은 실점을 허용한 탓에 맨유는 토너먼트 진출 여부는 물론이고 3위도 보장 못하면서 유로파리그 진출 가능성도 확답하기 어렵게 됐다.



5차전이 마무리된 가운데 뮌헨이 승점 13(4승1무)으로 A조 선두 자리를 차지 중이고, 2위와 3위엔 승점 5(1승2무2패)로 같은 코펜하겐과 갈라타라사라이가 위치했다. 최하위 4위는 승점 4(1승1무3패)인 맨유가 그대로 지켰다.

남은 경기가 6차전 뿐. 맨유는 오는 12월 13일 뮌헨을 홈으로 초대하고,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덴마크에서 격돌한다. 현재 A조 꼴찌인 맨유가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뮌헨전을 승리함과 동시에 '코펜하겐-갈라타사라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는 것 외엔 없다.

그러나 6차전 상대가 조별리그 39경기 무패(35승4무) 중인 뮌헨이기에, 뮌헨을 이긴다는 전제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맨유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이다.


사진=트위터,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