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감독은 공존을 언급했지만, 프랑스 언론들의 선택은 공존이 아니었다. 이강인(PSG)이 두 경기 연속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PSG는 오는 29일 오전 5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을 치른다.
두팀이 속한 F조는 여전히 16강 진출팀을 예측하기 어렵다. 각 팀의 승점 차가 모두 1점이다. 2위 PSG(2승 2패·승점 6)와 4위 뉴캐슬(1승 1무 2패·승점 4)의 승점 차도 단 2에 불과해 매 경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PSG의 분위기는 좋다. 최정예 라인업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른 직전 리그 경기를 대승으로 끝마쳤다. AS 모나코를 상대로 5골을 넣는 화력쇼 끝에 5-2로 크게 이겼다. 또한 그동안 득점 가뭄이었던 곤살루 하무스와 랑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 등 공격수들의 득점이 터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더군다가 앞서 원정경기로 열렸던 조별리그 2차전에서 PSG는 뉴캐슬에게 1-4 대패를 당했다. 원정에서 치욕패를 당한 PSG는 홈에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프랑스 언론 RMC스포츠는 다가오는 뉴캐슬전 에상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사실상 지난 25일 AS모나코와의 리그1 11라운드 선발 명단과 변화가 없었다.
이강인은 이 경기 직전 11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해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PSG가 5-2로 대승하면서 현지에서의 분위기도 상당히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엔리케 감독 역시 자신감이 붙었다.
이강인은 올 시즌 합류 직후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겪었지만 아시안게임과 10월 A매치 기간 이후 리그에서는 꾸준히 엔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선발로 출전해 활약하고 있다.
10월 당시 복귀 첫 경기였던 스트라스부르전에 선발로 나서며 몸 상태를 점검했고, 브레스트전에서는 선발 출전과 더불어 리그1 첫 공격포인트도 신고했다. 이강인은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리그 첫 도움을 적립했다.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몽펠리에전에서는 팀의 3-0 대승을 이끄는 선제 결승골을 넣어 리그1 득점까지 신고했다. 리그에서 만큼은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의 선발 기용을 망설이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3, 4차전 AC 밀란과의 경기에서는 모두 교체 출전했지만, 활약은 이어졌다. AC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PSG 소속 첫 득점을 신고했으며, 직전 AC 밀란과의 4차전에서는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이강인의 번뜩임만큼은 확실히 빛났다.
11월 A매치 직전 리그 경기였던 랭스전에서는 선발 출전에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으며, 팀의 만능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엔리케 감독은 이날 곤살루 하무스를 교체하며 이강인은 펄스나인(가짜 9번)으로 기용해 음바페의 움직임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술을 시험하기도 했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은 "좋은 선수들은 한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 이강인은 그런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칭찬하면서 "이강인은 이미 훈련할 때도 날 놀라게 한 선수다. 공을 거의 빼앗기지 않는다. 감독 입장에서도 이강인 같은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재능 넘치는 이강인을 지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강인의 자리는 11월 A매치를 다녀온 뒤 없었다. 이강인은 27일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동료들과 장난을 치며 환한 웃음으로 좋은 분위기를 보였다. 전술적인 이유로 그를 배제하는 분위기다.
PSG는 현재 프랑스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는 선수 중 하나인 워렌 자이르-에메리가 이번 11월 A매치에 강한 태클을 당하며 발목 부상을 당해 곧바로 파리로 돌아왔다. PSG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이르 에메리가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치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자이르-에메리와 중원에서 합을 맞추며 PSG 공격에 힘을 보탰던 이강인은 파트너가 빠진 상황에서 경쟁자 비티냐가 들어오자 자리를 잃었다. 특히 비티냐가 모나코전에 득점포까지 가동하면서 엔리케 감독의신뢰를 더욱 얻은 듯 보인다.
비티냐는 이날 PSG 캠퍼스에서 진행된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통상적으로 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선수는 부상이 없는 한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비티냐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전술적 선택에 대해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면서 "빌드업을 시작할 땐 4-3-3으로 뛰고 경기 중에 주로 3-4-3 전형으로 바뀐다. 상대에 따라 다르지만, 4-3-3 전형으로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엔리케 감독은 비티냐와 이강인이 서로 공존할 수 있다며 이강인에 대해 일말의 선발 출장 가능성도 거론했다.
엔리케 감독은 "좋은 선숟르은 항상 팀에 있을 수 있다. 비티냐와 이강인은 윙어, 미드필더로 뒬 수 있다. 그들은 동시에 선발 출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강인이 윙어로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모나코전에 환상적인 활약으로 득점까지 성공한 뎀벨레 때문이다.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에 대해 "난 그가 렝스에 있을 때부터 계약하고 싶었지만 그가 바르셀로나에 오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공을 요구하고 무언가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고 우린 그런 선수를 보유해 행운이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와는 다른 활약이다. 그는 좌우는 물론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불균형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뎀벨레의 우측 측면 윙어 선발이 예상되면서 이강인이 선발 출전하려면 어떻게든 비티냐나 파비안 루이스의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해야 한다. 그가 과연 뉴캐슬전에 경기장, 혹은 벤치 중 어느 자리에서 경기를 시작할지 주목된다.
사진=Reuters,AP,EPA,AFP,/연합뉴스, RMC, PSG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