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LG 출신' 배우 민우혁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우승을 축하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출연하는 민우혁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카페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선보인 시구에 대해 "그때 당시에는 죽고 싶었다. 시간을 돌리고 싶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민우혁은 2003년 KBO리그 LG 트윈스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부상 탓에 유니폼을 벗었다.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애국가를 제창했으며 지난 7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 vs KT 위즈 경기에서 시구를 한 바 있다.
민우혁은 "뮤지컬 하다가 실수했을 때보다 더 내 자신이 싫었다"라면서도 "마운드로 파고 들어갈 뻔했는데 생각해 보니 좋았던 것 같다. 친한 야구선수 분들이 150km가 안 될 거면 차라리 말도 안 되는 곳으로 던지라고 하더라. 그래야 존재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시구 후에)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야구공을 잡은 지 오래됐었다. 생각보다 연습을 하는데 너무 잘되더라. 그래도 120km를 던져야 하지 않을까 욕심이 있었는데 넘겼다. 그런데 그날 LG가 졌다. 9회까지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라며 떠올렸다.
민우혁은 "패대기친 뒤에 임찬규 선수가 선발투수였는데 그 친구도 그쪽으로 자꾸 공을 던지는 거다. 나의 저주가 시작된 건가 했다. 끝까지 봤는데 죽을 뻔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국 시리즈 때 만회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하시면서 다시 한번 연락을 주셨다. '레미제라블' 부산 공연을 하느라 못 하긴 했는데 '레미제라블'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보다 부담됐다. 한국시리즈에서 패대기 시구하고 만약에 지면 어떻게 하나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LG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서 직행,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 승리를 거두면서 4승1패로 시리즈를 끝내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1994년에 이은 LG의 세 번째 통합우승이다.
민우혁은 "한국 야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LG가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우승해줘서 기쁘다. 내가 들어갈 당시 2002년의 LG는 신바람 야구라며 장난이 아니었다. 다시 한 번 신바람이 불 것 같아 야구팬으로서 기뻤다"라고 밝혔다.
민우혁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 역에 최재림과 함께 캐스팅됐다.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의 감옥살이 후, 전과자라는 이유로 모두의 멸시를 받지만 우연히 만난 주교의 자비와 용서에 감동해 새로운 삶을 살 것을 결심하고 정의와 약자 편에 서는 인물이다.
민우혁은 "부산 공연에서 관객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8년 전에 앙졸라로서 첫 공연하고 처음 받은 환호와 박수 소리가 엄청났고 너무 감격에 차서 울었다. 이번에는 장발장 역으로 무대에 서는 기대감과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커튼콜할 때 전체 기립해주시고 뜨거운 함성을 들려주셔서 '이게 '레미제라블'이지 했다.이번 시즌에서는 마지막 공연 때 울려고 참고 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올해 한국 라이선스 공연 10주년을 맞은 '레미제라블'은 지난 10월 15일부터 11월 1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했다. 오는 11월 30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서울 공연을 시작하며 2024년 3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민우혁은 "아무래도 무대 디자인도 좀 바뀌었다. 좀 더 웅장하고 오리지널 연출님까지 다 오셨다. 아마 부산보다는 더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서울에서 공연을 길게 하다 보니 배우들이 더 많이 집중해야할 것 같고 기대감이 있다"라며 서울 공연에 임하는 마음을 들려줬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인기를 끈 민우혁은 2015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재연에서 앙졸라 역으로 무대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장발장 역의 새 얼굴로 낙점됐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 콤비가 의기투합했다.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했고 현재까지 약 1억 3천만 명이 관람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 2015년 재연을 통해 60만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사진= 이음컴퍼니, 레미제라블코리아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