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올겨울에도 고척스카이돔이 야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양준혁야구재단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개최했다. 대회가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가운데, 많은 야구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행사의 특성상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모든 선수들은 행사 자체를 즐겼다. 팬들이 직접 참가하는 행사도 마련되면서 모두가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양한 퍼포먼스 준비한 선수들, 팬들도 함께 경기 뛰었다
이날 종범신팀은 박치국(두산·유격수)-최준용(롯데·2루수)-장재영(키움·1루수)-김동헌(키움·포수)-김민석(롯데·3루수)-한동희(롯데·중견수)-김택형(상무·우익수)-한태양(상무·좌익수)-최병용(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지명타자)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고척스카이돔이 익숙한 선수 중 한 명인 김태진(키움)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양신팀은 김재웅(키움·1루수)-박상원(한화·중견수)-정철원(두산·유격수)-안권수(롯데·포수)-김민수(롯데·2루수)-김동주(두산·좌익수)-박명근(LG·우익수)-윤동희(롯데·3루수)-박승규(상무·지명타자)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올 시즌 KBO리그 홈런왕' 노시환(한화).
포수 김동헌, 지명타자 박승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규시즌과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다. 자선야구대회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묘미'다.
대신 선수들은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1회초 최준용과 장재영이 각각 '슈퍼마리오'와 '마리오' 복장으로 타석에 들어서는가 하면, 매년 새로운 퍼포먼스로 즐거움을 선사했던 김민수는 뽀로로 복장으로 타석에 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날 경기는 선수들만 참가한 게 아니었다. 경기 도중 유소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직접 플레이를 하는가 하면, 5회의 경우 몇몇 팬들에게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예년과 달리 이번 대회는 12월 초가 아닌 11월 말에 개최되면서 구단 행사나 개인 스케줄 등을 이유로 일부 선수가 행사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 섭외에 어려움을 겪은 주최 측은 최대한 선수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 '빅리거' 최지만을 비롯해 최현일, 최병용 등 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또한 현역 선수가 아닌 더스틴 니퍼트, 윤희상, 이대형, 최준석 등도 자리를 빛냈다.
입국 이후 회복에 힘쓰고 있는 최지만은 "올핸 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양준혁) 선배님께서 '와서 공 한 번 던져야지'라고 하셔서 오게 됐다"며 "국내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11월까지는 발등 치료를 위해서 재활 중이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소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외야수 안권수도 가발을 착용하는 등 한국 팬들과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안권수는 "(전 소속팀) 롯데 후배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고, 재밌게 경기를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승리팀은 양신팀, 정철원은 2년 연속 MVP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양신팀이었다. 7이닝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13-9로 종범신팀을 꺾고 승리를 차지했다. 2-7로 끌려가다가 3회말 홈런레이스를 통해 4점을 획득하며 6-7까지 따라붙었고, 4회말 대거 3점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중반 이후 4점을 더 보태면서 승기를 굳혔다.
MVP는 정철원(두산)이었다. 첫 타석에서 심판과의 간단한 게임을 통해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며 그라운드홈런을 기록하는가 하면, 이후 두 타석에서도 모두 안타를 만들어 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을 흉내냈던 정철원은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MVP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사진=고척,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