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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자격 논란' 황의조, 결승포+'쉿 세리머니'…감독은 "프로페셔널" 극찬

기사입력 2023.11.26 17:22 / 기사수정 2023.11.26 17:2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호쾌한 질주에 이은 세리머니까지 변함이 없었다.

감독은 소속팀 선수의 불법촬영 혐의를 알고 있음에도 축구 선수로서의 기능에 우선을 두고 칭찬했다.

황의조는 26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십 17라운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노리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승리로 노리치는 13위(7승2무패·승점 23)를 기록했다. 1승1무7패를 기록하다가 최근 2연승을 올리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황의조는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근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바그너 감독의 선택은 결국 황의조의 선발 출격이었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 유일한 골을 넣어 화답했다.

황의조는 전반 21분 선제 결승포를 터트렸다. 가브리엘 사라가 뒤에서 전방으로 길게 올린 볼을 받아 상대 수비를 무너트린 뒤 오른발로 볼을 잡아 세워 자신의 앞에 떨어트렸다. 이후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최근 골에 갈증이 심했던 홈 팬들 박수를 받았다.

이번 득점은 노리치 입성 후 2번째 득점이다. 황의조는 그라운드를 호쾌하게 질주한 뒤 특유의 '쉿'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평소와 다름 없는 골 세리머니였다.



위기의 노리치 시티와 자신의 감독 지위를 살린 다비드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를 칭찬하기 바빴다. 26일 플래닛 풋볼은 "바그너 감독은 그동안 고국에서 사생활 의혹의 대상이 되었던 황의조에 대해 칭찬을 듬뿍 보냈다"고 했다.

바그너 감독은 "그에겐 쉽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는 우리와 함께 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축구 선수인가를 증명했다"며 "황의조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프로페셔널이다. 아울러 경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골을 정말 잘 받아들였고 우리에게 70분 정도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A매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었다"며 기뻐했다.

바그너 감독은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황의조가 경찰 조사받은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경기엔 내보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구단 수뇌부의 판단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뜻은 전했다.

바그너 감독은 앞서 QPR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의조의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를 다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리고 에이전트와 이 상황을 다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다. 황의조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결국 마지막엔 내가 그가 나설지 결정할 것이고 지금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없다"고 했다.



내퍼 단장 등 구단 프런트들이 적절한 의견을 내면 그의 출전을 금지시킬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경기에 투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결국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를 QPR전에서 최전방에 세웠고 결승포로 자신의 믿음이 적어도 축구장에선 맞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황의조는 지난 A매치 기간에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전이 끝나고 다음날이었던 지난 17일 불법촬영 건에 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지난 6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의조는 지난 6월 자신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로부터 자신과 여성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 동영상이 SNS로 유포된 후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SNS 게시글은 곧바로 삭제됐으나 황의조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을 올린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이 지난해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 임대 시절 도난 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이었으며, 불법적으로 촬영된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후 약 5개월 동안 잠잠했으나 경찰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지난 17일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재점화 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21일 황의조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황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었고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했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황의조를 고소함에 따라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황의조 측은 이에 대해 전 연인과 합의 아래 촬영한 것이라며 자신은 동영상 불법 유포에 대한 피해자라고 거듭 주장하며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전 연인과의 대질 심문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다.

그런 상황에서 전 연인이 피해자임을 주장한 날과 같은 날인 21일 아시아 2차예선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교체로 들어가 논란이 됐다.

대표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황의조의 출전이 정당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전 직후,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두 차례에 걸쳐 황의조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혐의가 입증되거나 아니면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40년 동안 이제 축구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때마다 추측성도 있었기에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좋은 선수다. 많은 것을 갖춘 선수라는 말도 하고 싶고, 아시안컵을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데 아시안컵까지 가는 이 준비과정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23명 엔트리 중 한 명으로 뽑아 데려가겠다는 뜻을 못 박은 것이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황의조는 소속팀 노리치로 복귀했고, 노리치 시티 구단은 결국 황의조를 투입해 결승골까지 얻었다. 황의조는 후반 19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후 아담 아이다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우여곡절 끝에 소속팀 선발로 나서 실전에서 골까지 넣었지만 그럴수록 황의조를 둘러싼 논란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연인의 변호인은 최근 황의조 측이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하고는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면서 "악의적인 의혹이 제기된다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이와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수사기관도 이와 관련해 조처해달라라. 필요하다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불법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라며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사진=노리치 시티 SNS,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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