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현재 부상에서 회복 중인 네덜란드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연말 복귀를 목표로 삼으면서 사실상 김민재가 2023년 잔여 경기 책임지게 됐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는 24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마테이스 더리히트는 내측 인대가 찢어진 이후 연말 복귀를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에 도전 중인 뮌헨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까지 1군 센터백을 3명만 데리고 2023/24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에 앞서 이적시장 때 센터백도 소화 가능한 풀백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 보냈고, 뤼카 에르난데스(PSG)와 뱅자맹 파바르(인터 밀란) 모두 내보면서 수비 자원이 부족해졌다.
결국 뮌헨은 여름 때 센터백 자리에 김민재 한 명만 영입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더리흐트는 현재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다. 우파메카노도 언제 근육 부상을 입을지 몰라 최근 4경기 연속 경기 중 교체돼 출전 시간을 관리 받고 있는 중이며, 2005년생 센터백 유망주 타레크 부흐만마저 허벅지 근육이 찢어져 수술대에 오르면서 2024년 2월까지 결장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일하게 건강한 센터백인 김민재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동료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유일한 1군 센터백인 김민재는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뛰어야 했고, 최근 FC하이덴하임과의 분데스리가 11라운드까지 포함해 14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뮌헨이 4-2로 승리한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는 패스 미스로 실점 빌미가 되면서 혹평을 받았다. 이때 김민재의 강행군을 알고 있는 프로운드 디렉터는 "우린 그가 매 경기 90분 이상 뛰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집중력 부족이 발생했다"라며 "김민재도 사람"이라고 옹호하기까지 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더리흐트가 빨리 돌아와야 김민재가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4년이 오기 전에 더리흐트를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매체에 따르면, 더리흐트는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언제쯤 다시 뛸 수 있을 거 같은지 묻는 질문에 "(2023년)마지막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뮌헨의 2023년 마지막 경기는 12월 21일 볼프스부르크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 경기이다. 볼프스부르크전을 끝으로 뮌헨을 비롯해 분데스리가 팀들은 약 3주간의 겨울 휴식기를 보낸다.
즉, 더리흐트가 끝내 연말까지 복귀에 실패한다면 뮌헨은 볼프스부르크전을 포함해 겨울 휴식기 전까지 남은 7경기를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2명으로만 해결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이미 독일 현지에선 김민재의 강행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포르트1'은 최근 "김민재는 국가대표 휴식기에도 바쁘다. 목요일엔 서울에서 싱가포르와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고 다음 주 화요일엔 2,000km 떨어진 중국 선전에서 중국과 경기한다. 그리고 80시간도 지나지 않아 금요일 저녁 독일 쾰른에서 분데스리가 복귀전에 나선다"며 "이 모든 비행 거리를 더하면 약 20,000km"라고 전한 바 있다.
소속팀에서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소화 중인 김민재는 11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싱가포르-중국' 2연전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A매치를 마친 후 다시 장거리 비행을 거쳐 독일로 돌아가 시즌 재개를 준비했다. 뮌헨은 오는 25일 쾰른과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경기를 앞두고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비롯해 A매치에서 체력을 쏟고 돌아온 선수들을 주의 깊게 살폈다. 투헬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는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한 콘라트 라이머, 김민재, 그리고 알폰소 데이비스 같은 해외 선수들의 상황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경기 직전까지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선수들, 최고의 선수들이 지쳤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쳤다. 또 신체적으로 많이 고갈된 상태다"라며 "단순히 출전 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호텔, 비행기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동한다. 이건 상당한 스트레스"라고 선수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나아가 투헬은 "모든 건 최고의 선수들을 위한 발언이다. 사람들은 최고의 선수들으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기쁘고 열정에 넘쳐 뛰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일정은 절대적인 한계가 있다"라며 타이트한 일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김민재 체력에 걱정을 드러낸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김민재는 개의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김민재는 지난 중국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힘들다는 얘기는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 뛰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이제 안 다치게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며 혹사라는 생각보다 더 잘 뛰기 위해 관리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전세기 타고)한국에 도착해서 바로 (뮌헨으로) 간다. 다들 똑같다"라며 고된 일정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이런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민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더리흐트 복귀 시점이 2024년이 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1월 겨울 이적시장때 뮌헨의 수비 보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분데스리가 휴식기가 종료되기 전에 2024년 1월 12일 카타르에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개최하는 아시안컵이 열린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공인한 대륙별 선수권 대회이기에, 소속팀은 대표팀의 선수 차출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
이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 김민재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잠시 클럽을 떠날 예정이라는 걸 의미한다. 한국이 만약 아시안컵에서 2월 11일에 열리는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면 뮌헨은 리그에서 최대 5경기(호펜하임-베르더 브레멘-아우크스부르크-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바이얼 레버쿠젠)를 김민재 없이 치러야 한다.
결국 2023년 연말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2명의 센터백으로 버티는데 성공해도 뮌헨은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위해 카타르로 떠남에 따라 약 한 달을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 두 명으로 해결해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 크리스토프 프로운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지난 12일 '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린 센터백, 라이트백, 6번 미드필더를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겨울 때 수비 보강을 목표로 삼은 뮌헨은 현재 다양한 수비수들과 연결돼 있다. 일각에선 토트넘 홋스퍼에서 중용 받지 못하고 있는 잉글랜드 수비수 에릭 다이어를 영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뮌헨이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 영입을 위한 '충격' 계약을 추진한다"라며 "그들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다이어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영국 '데일리 메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불만족스러운 센터백 라파엘 바란이 독일의 거인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다"라며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린 프랑스 수비수 라파엘 바란을 데려올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2023년이 점점 끝을 향하는 가운데 새해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DPA,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