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전 야구선수 이대호가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전 야구선수 이대호가 등장했다.
오은영은 이대호에게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냐"고 물었다. 이대호는 "매일 저한테 욕을 100번 넘게 한다"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네가 언제부터 4번 타자 이대호였다고, 아픈 척하고 있냐', '언제 네가 아프다고 못 쳤다고 인상 쓰고 있냐'라고 계속 채찍질했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혹독한 자기비판을 하고 있다"며 "타인에게 듣고 싶지 않은 비판을 스스로에게 한다"라고 하자 이대호는 "남들이 하는 비판은 괜찮다고 본다. 나는 나에게 더 비판을 하니까.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은퇴 후 자기비판을 멈췄냐는 질문에는 "엄청 후련했다. 몇 달 동안 멈췄는데 방송하면서 살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거만해진 것 같더라"라며 자기비판을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나래가 자기비판을 심한 사람은 왜 그런 것이냐고 묻자 오은영은 "자기비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을 실망시킬까봐 두려운 것"이라며 "나를 믿어주고 성원해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 부응하기 위한 자기비판이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자기비판 하는 이대호의 핵심감정은 고마움과 미안함"이라며 "고마워서 이분의 기대에는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야하지 싶은 분이 있냐"고 물었다.
이대호는 "할머니"라며 "어머니는 5살 때 재가하셨다. 이후 연락이 오기도 했지만 잘 살고 계시니까 좀 크니까 어색하더라. 좋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드니까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라며 어머니와는 연락이 끊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는 그는 "할머니가 밤새도록 일해서 장사하면 반찬 하나에 500원이었다. 야구 장비를 다 사야 하니까 예물로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장사해서 찾고 그랬다"라며 "장사 준비로 거의 잠을 못 주무셨다.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야구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게 할머니가 하신 고생에 비하면 야구할 때 아픔은 아픈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힘들었지만 할머니가 있었다는 것 자체로 기대서 쉴 수 있었다. 그때보다 행복했던 때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가 돌아가셨을 때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 롯데에 지명받고 계약금 받을 때는 안 계셨다"라며 "좋은 집, 좋은 옷으로 호강시켜 드리고 싶었는데 꿈이 사라졌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할머니 돌아가시고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 야구부 코치님이 찾아와서 '여기서 포기했을 때와 야구로 성공했을 때, 어떨 때 사람들이 할머니가 너를 잘 키웠다고 하겠냐'라고 하셔서 성공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채널A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