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안은진이 '연인'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안은진은 21일 서울 서초구 카페에서 진행한 MBC 금토드라마 '연인' 종영 인터뷰에서 "1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사계절,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났는데 다시 겨울이 온 게 믿기지 않더라.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게잘 끝낼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마무리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유길채 역을 맡아 열연한 안은진은 "너무 많이 정이 들었던 터여서 헤어지는 게 아쉽다. 종방연 때 잘 마무리했고 아직은 바쁜 상태지만좀 있으면 헛헛한 시간이 오겠구나 하고 우리끼리 얘기했다. '방두네' 권소현 언니에게 어제 새벽에 전화가 와서 마음을 나눴다. 끝났지만 좋은 인연이 남아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일 힘든 촬영 베스트 5를 꼽았는데 그중에 하나가 문경에서 산 동굴에서 찍은 방두네 언니 출산 신이었다. 새벽 3시쯤이고 조명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촬영 감독님도 쭈그려 앉고 방두네 언니는 차가운 곳에 앉아서 몇시간씩 고생했다"라며 회상했다.
이어 "마지막을 또 문경에서 찍었는데 힘들 때 시작해 추울 때 끝나는구나 했다. 끝난다는 기쁨이 있었다. 다시 못 본다는 건 아쉬운데 이 추위와 끝나게 돼 기뻤다"라며 마지막 촬영을 마무리했을 때의 소회를 전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드라마로 12.9%의 시청률과 화제성 1위 등 인기 속에 18일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 이장현(남궁민 분)이 기억을 되찾아 자신을 찾아낸 유길채(안은진)와 재회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안은진은 "현장에서 해피엔딩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다. 너무 아름답게 제목대로 그리웠고 사랑하는 연인으로 마무리돼서 찍을 때도 감정이입해서 찍은 엔딩이었다"라고 말했다.
'연인'이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옛날에는 쉽게 연통을 보낼 수 없는 시대여서 마음을 확인하기 어렵고 그래서 더 애절해지는 게 아닌가 했다. 같은 것을 현대에서 찍는다고 하면 연락을 할 수 없고 마음을 확인을 할 수 있는데 그 시대는 좀 더 마음을 품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져서 그 마음을 시청자분들이 느끼고 응원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말에는 주저 없이 100점을 줬다.
안은진은 "대본을 봤을 때 아름다웠다. 능군리 전의 장현의 장면이 이렇게 나올지 몰랐고 거기서 끝이 아니라 둘이 만나는 엔딩이 아름다웠다. 길채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얘기했던 것도 나오고 장현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것 등이 길채와 장현의 사랑을 애절하게 완성시킨 게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극 중 장현의 기억상실 설정이 두 번이나 나온 것에 시청자의 호불호가 있었다.
안은진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처음에 (기억상실이) 나왔기 때문에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영영 기억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게 나름의 복선이라고 생각했다. 결말에서 '그분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셨다'라고 했을 때 처음에 그렇지 않았다면 큰 충격이었을 거다. 하지만 '아 그래서 그렇구나 이해가 되더라. 장현을 찾아가는 길부터 해서 처음 장현의 기억상실을 마주했으면 당황스러웠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연결이 잘 됐다"라고 부연했다.
남궁민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안은진은 "현장에서 선배님 말에 귀 기울였다. 선배님의 아이디어가 정확하다. '은진아, 이렇게 해보면 어때?'하시면 '네 해볼게요'하고 왜 이렇게 하라고 했는지 나중에 깨닫는다. 너무 디테일하시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안은진은 "중간에 '선배님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라고 고민할 때 통찰력있게 답해주셨다.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그렇지만 앞으로 대본을 멀리 보면서 연기하면 좀 더 쉬울 것 같아'라고 얘기해주셨다. 단단한 파트너다. 내가 흔들려도 완벽한 신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며 고마워했다.
안은진과 남궁민은 실제로는 13살 차이가 나지만 실감 나는 연기로 로맨스에 이입하게 했다.
안은진은 "선배님도 '또래와 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선배님은 역시 연기로 이해를 시키시는 분이다. 초반에는 늘 어른스럽고 멋있는 캐릭터인데 길채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씨여서 차이가 느껴졌을 것 같다. 우리는 모든 구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좋은 케미로 연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선배님과 멜로 연기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편집본을 보는데 선배님 눈빛이 다했더라"라고 말했다.
박정연(종종 역)과 남궁민 중 누구와 베스트커플상을 타고 싶냐는 질문이 나오자 "은애(이다인)는 없나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안은진은 "종종이와도 너무 사랑하는 사이고 은애의 사랑이 좀 더 클 것 같다. 장현과의 사랑은 말할 것도 없다. 베스트커플상은 욕심이 난다. 캐릭터의 합도 그렇지만 연기적인 케미도 좋았다는 말이어서 욕심이 나는 상이다. 개인적으로 장현 도령님과 원하고 있다"라고 바랐다.
유길채는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애기씨였지만 병자호란의 참혹한 병화를 겪고 한 사내를 진심으로 연모하게 되면서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안은진은 능군리 시절 앙큼 새촘 도도한 애기씨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는 들꽃 같은 여인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주인공인 '한국의 스칼렛 오하라'라는 별명이 언급되자 "너무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그는 "생명력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작품 내내 시청자 분들이 '길채 왜 그랬어'하는 것들도 생명력으로 생각하면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라는 길채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표현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1년 동안 몸이 힘든 날이 많았는데 캐릭터를 통해 힘을 얻고 많이 해소됐다"라며 길채 캐릭터에 애정을 내비쳤다.
길채뿐만 아니라 길채를 연기한 배우 안은진의 역시 성장했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
안은진은 "나중에 알 것 같다. 지금까지는 '이 대본을 어떻게 표현하지'라는 생각이 가득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는데 나중에 '많이 남았구나' 하는 걸 알 것 같다. 권소현 언니가 내게 연기 근육이 많이 늘었을 거라고 얘기해주더라. '너 뭘 해도 다 할 수 있을 거야'라고 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할지 기대되고 얼마나 단단해졌을까 확인해 보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 UAA,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