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선전(중국), 이현석 기자) 중국의 거친 축구 걱정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클린스만호가 2023년 마지막 A매치를 중국과 치르는 가운데 이른바 '소림 축구'로 불리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유독 축구만 세계 수준에서 한창 떨어지는 중국이 시종일관 한국 선수들을 위협하는 거친 축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신경전까지 벌일 것이란 관측까지 나돌아서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도 거칠게 하겠다", "유럽은 더 거칠다"며 의연하게 중국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중국과의 C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A매치 5연승에 도전한다.
중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에 크게 밀린다. 역대 상대 전적도 21승 13무 2패로 한국 축구가 크게 앞선다. 다만 원정에서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한국이 중국에 당한 2패 중엔 지난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최종예선) 충격패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손흥민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한국은 상대 공격수 위다바오에 전반전 내준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진 적이 있다. 또 2016년 8월 열렸던 한국과의 홈 경기에서도 3골을 먼저 넣었으나 중국이 2골을 따라붙어 진땀승을 챙겼다.
사실 중국은 한국을 이길 당시가 꽤 좋은 수준의 축구를 하던 때였다. 이탈리아는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광저우 헝다라는 빅클럽이 대표 선수들 대부분을 확보하면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2번이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달라서 부동산 경기 박살로 중국 프로팀들이 해체되는가 하면 중국축구협회는 중국 정부의 온갖 감사에 시달려 제 기능을 못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만큼 중국 축구의 실력도 퇴보 중이다.
그래서 중국이 거친 수비와 신경전에 매달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 6월 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 평가전에서 거친 태클로 당시 황선홍호 에이스 엄원상을 조기 귀국시킨 적이 있다. 멀게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앞두고 출정식을 겸해 치렀던 한중전에서 당시 주전 공격수였던 황선홍 감독이 중국의 거친 반칙에 쓰러졌고 결국 프랑스에 가서 1분도 뛰지 못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태극전사들은 다르다. 태극전사들은 담담하게 중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싱가포르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던 공격수 조규성은 "원정 자체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그래서 중국이 거칠게 나올 것 같은데, 우리도 그에 못지 않게 중국보다 거칠고 강하게 한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거친 플레이엔 거친 플레이로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겅기를 하면 골이 좀 빨리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중국도 금방 무너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역시 최전방 공격수로 중국전 조커 출격이 점처지는 오현규는 중국이 거칠다는 견해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 중인 그는 "스코틀랜드가 더 거칠다고 생각이 든다. 거친 것에 대해서는 항상 대비가 돼 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도 더 강하게 준비돼 있기에 유연하게 잘 대처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을 여럿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팀 수준이라면 중국의 여러 신경전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이런 게 월드컵 예선이지 않나 싶다. 모든 상대가 거칠게 나올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지 승리를 따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며 "선수들이 분명 다칠 수도 있고, 아니면 타박상이나 파울 장면이 경기 중에 나올 수도 있다. 큰 부상만 아니면 크게 우려하지 않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통증을 안고도 참고 뛰는 그런 모습도 갖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정신 자세만 단단하다면 이겨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DB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