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코리안 가이' 황희찬이 빅클럽 아스널 레이더망에 올랐다.
스페인 아스는 19일(한국시간) "한국인 공격수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아스널이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울버햄프턴은 아스널 등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팀들을 차단하고, 황희찬을 붙잡기 위해 재계약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황희찬이 아스널 영입 목록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황희찬의 계약은 2026년에 끝나지 않는다. 울버햄프턴은 이번 시즌 팀 핵심 선수가 된 황희찬에게 추가 계약으로 보상하려 한다"라면서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재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뛰어난 활약이 반영된 결과다. 황희찬은 2023/24시즌을 자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울버햄프턴 이적 후 세 번째 시즌을 맞는 황희찬은 그동안 가장 큰 문제였던 햄스트링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막 3개월이 지난 현재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 출전해 6골2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컵에서도 1골을 넣어 입단 후 최다 공격포인트를 쌓아올리고 있다.
황희찬 입장에선 감개무량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황희찬은 자타 공인 울버햄프턴 핵심 공격수이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출 후보에 오른 로테이션 멤버였다.
지난 2021년 여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에 임대된 후 완적 이적 옵션을 포함한 조건으로 이적했다. 그는 이적 직후 득점포를 가동하며 활약했고 다음해 1월, 1400만파운드(약 226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주전 경쟁에서 치고 나가야 하는 타이밍에 번번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특히 햄스트링 부위를 자주 다쳐 폭발적인 드리블이 주 무기였던 황희찬에게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32경기에 나와 4골3도움만 기록하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황희찬은 구단의 재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2023 여름 이적시장 때 이적 가능성이 검토됐다.
영국 더선은 지난 5월 "황희찬은 올 여름 울버햄프턴을 떠난다. 울버햄프턴은 재정적페어플레이(FFP) 문제에 직면했고, 구단 장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황희찬을 매각할 것"이라고 황희찬이 방출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차기 행선지로 과거 황희찬한테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거론됐으나 매체는 "리즈는 지난해 황희찬에게 보여준 관심을 되살릴 것 같지 않다. 황희찬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라며 리즈가 황희찬의 저조한 결정력으로 인해 관심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적이 점쳐졌던 황희찬은 끝내 울버햄프턴에 잔류했다. 다만 새롭게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 임명된 개리 오닐 감독이 개막 후 2경기에서 황희찬을 벤치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올시즌 황희찬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희찬은 실력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이후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시작해 12라운드까지 리그 8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4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울버햄프턴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황희찬의 페널티지역 내 결정력은 이미 소속팀 오닐 감독이 극찬할 정도로 수준급에 올라선 상황이다.
오닐 감독은 지난달 21일 자신이 지난시즌까지 지휘하던 본머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황희천 골전환율 얘기가 나오자 반기면서 "울버햄프턴 다른 선수들이 황희찬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페드로 네투가 측면에서 벌려주고 쿠냐가 수비진을 교란하는 사이 차니가 골을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약점으로 꼽히던 골 결정력이 크게 개선된 황희찬은 현재 울버햄프턴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공격수로 등극했다. 일부 매체에선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Korean gu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더 주목받는 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의 경기장 안팎에서의 영향력에 울버햄프턴은 그에게 재계약을 제시했다. 이번 시즌 완전히 팀에 녹아들어 만족감을 드러냈던 황희찬과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만큼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디애슬레틱은 "황희찬도 몰리뉴에 남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어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개리 오닐 감독과 일하는 걸 즐기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계약 연장이 예상된다"라며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 유일 무패 우승이라는 업적을 가진 아스널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황희찬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당장 1개월 뒤면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에 황희찬의 미래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