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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 수 위, 그러나 승리하고 싶다"…류중일호의 결의, 한·일전이 열린다 [APBC]

기사입력 2023.11.17 11:54 / 기사수정 2023.11.17 11:54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대회 첫 경기에서 값진 1승을 수확한 야구 대표팀이 운명의 한일전을 앞두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전날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3-2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타선의 침묵으로 자칫 첫 경기부터 계획이 꼬일 뻔했지만, 마운드의 호투와 10회말에 터진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가 팀을 구했다.

호주-한국전 이후 진행된 일본-대만전에서는 일본이 4-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5회까지만 하더라도 대만 선발 구린뤼양에게 안타나 볼넷을 1개도 뽑아내지 못할 만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 7회초 모리시타 쇼타의 선제 솔로포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후 9회초 3점을 더 보태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APBC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프리미어12와 같은 대회에 비하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다.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 더불어 와일드카드로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3명까지 참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대회보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낮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경험을 쌓는 데 좀 더 초점을 맞춘 대회가 바로 APBC다.

하지만 '한일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면 선수들이 체감하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만날 때면 늘 전력 차를 보였고,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을 꺾지 못했다.

한국은 APBC 1회 대회가 열렸던 지난 2017년에도 일본과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는 7-8로 무릎을 꿇었고, 결승에서는 0-7로 완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은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사키 로키와 같은 '슈퍼스타'가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국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으로선 모리시타~마키 슈고~사토 테루아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전력상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건 대표팀도 인정한다. 16일 호주전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중일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이기는 게 쉽지 않다. 이번 대회는 세대교체를 위한 대회이기 때문에 17일 경기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일본 선수들을 상대하다 보면 선수들이 느끼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물러날 생각은 없다. 대표팀은 최선을 다해 일본전에 임할 계획이다. 대표팀의 '4번타자' 노시환은 "한 경기를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누가 마운드에 오르든 내가 할 것만 최선을 다해서 이겨낼 것이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고 싶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정해영도 "지금 몸 상태는 좋기 때문에 (호주전에 이어) 또 등판하게 된다면 열심히 던지고 싶다"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한국 야구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이의리가 선발 중책을 맡았고, 일본은 '좌완 영건' 쓰미다 치히로가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류중일 감독은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다. 공이 빠른 투수로, 제구가 잘 될 때는 상대가 공략하기 어렵다. 제구만 잘 된다면 막아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의리의 호투를 기원했다.



무엇보다도, 그 어느 대회보다 대표팀의 분위기가 좋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그때 활약했던 선수들이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16일 호주전에서도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2017년 1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올해 APBC에서도 일본을 두 차례 만나야 한다. 한국이 예선 이후 결승에 올라가더라도 또 일본과 맞붙을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경기를 잡아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지만,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껏 올라갈 수 있다. 전력 면에서 열세를 보이는 한국이 반전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사진=KBO, 일본 야구 대표팀 공식 SNS, 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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