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7일(한국시간) "뮌헨은 에릭 다이어의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국적의 다이어는 지난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했다.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떠나면서 현재 토트넘 스쿼드에서 가장 오랜 시간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위고 요리스를 제외하면 다이어가 1위다. 팀 내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이지만 기량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5/16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매 시즌 리그 3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하며 활약했으나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비에서 지나치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팬들로부터 비판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신입생 미키 판더펜을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 첼시전에서 로메로와 판더펜이 각각 퇴장과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며 당장은 토트넘도 다이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이어의 뮌헨 이적 가능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지난여름 이적시장 당시 "다이어는 계속해서 뮌헨에 제안됐다"라고 보도하며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 뮌헨 내부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논의 중이다. 다이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뮌헨 이적 목록에 있다"라며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고려 중인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독일 매체 'FCB인사이드'도 "다이어는 현재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지만, 뮌헨에서 그의 옛 동료인 케인과 만날 수 있다. 다이어는 다재다능한 수비수이며, 중앙 수비수뿐만 아니라 오른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다이어는 뮌헨의 옵션이다"라며 다이어에 대한 칭찬과 그의 영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다이어를 추천한 게 올 여름 토트넘을 떠나 뮌헨으로 향한 케인이라고 주장했다. 토크스포츠는 "이번 여름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평소 케인과 다이어는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케인은 과거 축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다이어를 언급하기도 했었다.
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뮌헨 팬들은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SNS에 "제발 이적시장을 닫아줘", "투헬을 멈춰야 해", "우리는 진흙탕이다", "그건 진짜 아니다"라며 강한 반감을 표했다.
다만 당시에는 뮌헨의 관심이 알려졌음에도, 뮌헨도 다이어보다 트레보 찰로바, 주앙 팔리냐를 우선순위에 놓았고 다이어에게 구체적인 제안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케인 영입 당시 토트넘과의 협상에 뮌헨이 질려버렸기에 영입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독일 매체 빌트는 "다이어는 2024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문제는 뮌헨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레비 회장과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점이 뮌헨 입장에서는 다이어 영입을 꺼릴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여름 이적시장 영입이 실패하며 뮌헨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다시 한번 다이어에게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는 계약 마지막 6개월을 앞두고 있으며, 새로운 계약에 대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는 1월이나 내년 여름에 자유계약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뮌헨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이라는 두 포지션에서 다재다능함 때문에 다이어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이어는 뮌헨의 1월 영입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의 계약 상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저렴한 거래가 될 수 있다. 이번이 토트넘이 돈을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다. 토트넘은 이적료를 회수하길 원하기 때문에 임대는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적료 회수를 위해 지난 이적시장 막판 번리의 다이어 임대 제의를 곧바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토트넘 수비진의 상황이다. 토트넘은 현재 미키 판더펜이 부상으로 2024년에서야 출전이 가능하며, 로메로도 퇴장 징계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1월 이적시장 돌입 이후에는 두 선수 모두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럼에도 백업 수비수로 다이어를 계속 잔류시킬 것을 고려할 확률도 높다.
매체는 이점에 대해 "토트넘은 1월에 새로운 센터백을 데려오길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 다이어도 뮌헨 이적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질 것이며, 1월 이적시장 초반 토트넘이 새로운 영입에 성공한다면, 다이어 이적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대체자 영입 이후 충분히 이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트넘은 이미 최근 다이어가 아닌 새로운 수비수를 영입하기 위해 이미 스카우트를 파견한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최고 스카우트를 스코틀랜드로 보냈다. 그는 자신이 셀틱을 통해 지배했던 스코틀랜드 재능들에 대한 최신 자료를 원했다. 여기에는 그의 이전 구단인 셀틱 선수도 포함됐다. 스카우트는 후루하시와 애버딘, 레인저스 등의 경기를 지켜봤다. 애버딘의 슬로보단 루베지치도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라며 토트넘이 애버딘 소속 센터백 루베지치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루베지치 외에도 일본 대표팀 소속 수비수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가 영입 목표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기에 두 선수나 혹은 다른 유망한 센터백이 영입된다면 토트넘은 다이어 판매에 더욱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다이어가 뮌헨에 합류한다면, 김민재,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에 이어 4번째 센터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민재가 한 달가량 아시안컵으로 결장하는 기간도 책임질 수 있다. 다만 기량이 크게 떨어진 다이어가 김민재 대신 확실하게 수비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이어는 지난 울버햄프턴전에서도 벤 데이비스와 함께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막판 집중력을 잃으며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하기도 했다. 또한 발이 느리고, 큰 실수가 잦은 다이어가 올 시즌 팀의 후방 패스와 빠른 커버 등을 담당했던 김민재의 역할을 채우기는 기량도 굉장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다이어가 뮌헨행에 관심을 갖고, 토트넘이 대체자를 영입하더라도 뮌헨도 다이어 영입에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의 충격적인 뮌헨행 가능성이 계속해서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뮌헨과 토트넘, 다이어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맞아 떨어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