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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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분노 "4-0인데 손흥민에게 반칙, 부적절…수비 무너트려 선수들 칭찬" [현장 기자회견]

기사입력 2023.11.17 00:03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침착하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전반 44분 만에 두꺼운 수비벽을 뚫어내고 5점 차 대승을 거둔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싱가포르에 5-0으로 크게 이겼다. 5명씩 '두 줄'로 선 상대 수비 뚫어내는 데에 애를 먹었지만, 전반 44분 이강인(PSG)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왼발 슈팅이 선제골로 이어진 뒤로는 '골 잔치'가 펼쳐졌다.

후반전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손흥민(토트넘)이 잇따라 득점했다. 이어 황의조(노리치시티)가 페널티킥 득점으로 한 점을 거들었고, 후반 40분에는 이강인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5-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줬다. 처음부터 침착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득점한 뒤에는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를 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싱가포르의 득점 하나가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점에서 보듯이, 싱가포르도 얼마든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는 팀이었다"면서 "5-0이라는 숫자만 보고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얼마나 많은 침착함이 필요했는지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골 잔치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경기의 주인공으로 나선 이강인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을 상대할 때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페널티지역 침투, 득점,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이강인은 이런 걸 할 줄 안다. 뒷공간에 패스를 넣어주고 스스로 마무리도 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이어 "드리블과 마무리, 어시스트만 하는 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헌신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강인에게 지속해서 얘기하는 부분이다. 아마 소속팀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지도하는 부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후반 중반에 상대 선수로부터 거친 태클을 당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이 풀타임을 뛰게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큰 점수 차로 뒤지는 상황에서 꼭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 나도 순간적으로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든 100%의 몸 상태로 경기를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플 수도 있다. 통증을 참거나 관리하면서 뛰는 것도 선수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은.

-우리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수들이 프로답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사실 오늘 같은 경기는 침착성이 필요하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야 했다. 싱가포르가 10명이 내려 서서 5명씩 앞뒤로 (수비적인) 전술을 가지고 나왔다. 이런 팀을 상대로는 첫 번째 골이 나올 때까지 침착하게 해야 한다. 첫 골이 나오고 선수들이 기량을 뽐냈다.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를 펼친 것을 봐서 기쁘다.

▲이강인이 크로스 등 경기력이 좋았다. 앞으로 수비 위주의 팀을 상대할 때, 얼마나 중요한 무기가 될 것 같나.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오늘처럼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할 때는 창의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박스를 침투할 수 있는 선수,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 일대일에서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이강인이 그런 역할을 했고, 앞으로 할 것으로 본다. 상대 뒷공간으로 패스도 하고, 스스로 마무리도 한다. 물론 손흥민, 황희찬도 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월 베트남전 대승과 비교해서 오늘 얻은 게 있다면.

-오늘 같이 수비적으로 하는 팀을 상대로는 조심할 것도 있다. 상당히 어렵다. 0-0 균형을 깨기 전까지는 경기가 어떨지 모른다. (10월) 베트남전도 그랬지만 상대에도 득점 기회가 있었다. 상대 골이 (오프사이드로)취소됐지만 실점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흐름이 어떨지 모르지만 첫 번째, 두 번째 득점이 나오면 수월하게 풀 수 있다. 말로 표현할 때에는 좋아 보이고, 경기력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침착성이 필요한지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아시아 원정에서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대표팀에서 감독할 때, 온두라스나 중미, 이런 국가들에 가면 어려웠던 기억들이 있다. 어떤 상대를 만날지 모르지만 환경적으로 다른 부분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은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선수들과 준비해야 한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다.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쉬운 상대는 없다는 점이다. 어떤 상대든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것이다. 오늘 경기가 만약 싱가포르 홈이었다면 결과가 같았을지 생각한다.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면 상대는 더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상대와 환경을 만나든 존중하면서 준비하겠다."

▲이강인이 직접 득점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팀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지도자뿐 아니라 여러분,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흐뭇하고 행복할 것이다. 한국 축구에 행복한 일이다. 대표팀에서 함께 하는 것은 상당히 행복한 일이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성숙해지고 있다. 본인 것만 하는 게 아니다.

드리블, 패스 슛만 하는 게 아니고 수비적으로 헌신하고, 에너지를 보여준다. 지도자로서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그런 얘기와 지도를 할 것이다. 성장을 지켜보는 건 행복하다. 오늘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월드컵 예선처럼 마라톤, 긴 여정을 앞두고선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한계를 넘으려고 해야 한다. 이강인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한국 축구에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꼭 필요한 선수고, 함께 해서 행복한 선수다.



▲손흥민이 싱가포르 선수의 반칙 때문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는데.

-4-0에서 반칙을 가한 것에 대해선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한, 하지 않아도 될 반칙이었다. 꼭 그런 반칙을 했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 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100% 컨디션에서 임하는 경기는 거의 없다. 부상을 입고, 5분 정도 아플 수 있다. 그 통증을 참고, 스스로 관리하면서 뛰는 게 선수의 몫이다.

이강인도 전반에 반칙을 당하면서 절뚝였지만 통증을 참고, 후반에 활약을 보였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헌신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앞으로 어려운 경기들이 있을 것이다. 아프고, 잘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이 헌신하고 참고 경기하는 모습들이 팀으로선 힘을 받을 수 있는 장면이다. 팀으로서 헌신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5분 동안 아픈 것보단 다음 득점을 하고 싶은 게 선수들의 마음일 것이다. 자세, 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10월 베트남은 6-0, 싱가포르 5-0으로 이겼는데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격차인가.

-그렇지 않다. 아까도 말했지만 5-0, 6-0 상당히 좋은 결과다. 그러나 그렇게만 판단하는 건 너무 쉽다. 모든 득점이 매우 행복하다. 만족스럽지만 오늘이나 베트남전이나 다시 치르거나 원정을 간다면 과연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존중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다음에 싱가포르를 만난다고 오늘 같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늘 전반전의 싱가포르는 매우 좋았다. '전반에 전술적으로 잘 준비한 것 같다'고 싱가포르 감독에게 말했다. 일대일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 매 순간 좀 더 지배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봤다. 다음에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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